'하이재킹' 하정우 "민망했지만 기를 쓰고 있는 힘껏 조종관 당겨" [인터뷰M]
'하이재킹' 하정우가 수 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행기 조종 연기를 한 소감을 들려줬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진행한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나 배 따위를 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여객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리얼타임의 긴박감과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담아냈다.
하정우는 극 중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촉망받던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지만 한 사건으로 강제 전역 당한 후 국적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먼저 이날 하정우는 "'하이재킹' 1차 편집본도 보고, 기술시사회 때도 봤다. 편집을 거치면서 보완된 느낌이 들었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게 이야기의 장점을 살린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 다행스러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몰입감, 속도감이 좋은 것 같다. 특수관에서 체험해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에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하정우는 좁은 비행기 세트 안에서 수 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 기를 쓰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종석에 앉아 혼자 기를 쓰고 조종간을 당기면서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면 위기의 순간들인데, 세트장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거기서 흥분하고 있으면 상당히 민망하다. 수십 명이 다 쳐다보고 있는데 얼굴에 피 분장을 해야 했고, 또 아침부터 모여서 그런 연기를 해야 했다"면서도 "시치미 뚝 떼고 연기해야 하는 게 배우"라고 힘주어 말했다.
"좁은 세트장 안에서 진행된 촬영이니만큼 더욱 주의하며 촬영했을 것 같다"는 말에 하정우는 "카메라 설정이나 렌즈 사이즈가 풀어야 할 과제"라며 "'이렇게 계속 한 공간에서만 찍으면 지루하지 않을까?'라고 감독님한테 말하면, 그땐 조종석에서 승객 쪽으로 빠지는 그림이 나온다. 매번 그렇게 작업했다.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더 테러 라이브', '터널', 'PCM:더 벙커'도 그랬다. 나는 그걸 의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비행기가 랜딩한 후 1시간 10분가량 벌어진 실제 사건과 동일하게 '하이재킹'도 1시간 10분 안에 사건이 발생, 마무리된다. 이에 관해 하정우는 "사건은 1시간 10분 정도고, 이걸 3개월에 걸쳐 찍었다. 의상도 여러 벌 준비했고 후반부에 피범벅이 되는 모습도 나온다. 감정을 살리려고 시간적 순서대로 찍으려 했지만 불가피하게 재촬영된 장면도 있다. 디테일하게 신경 써서 맞춰야 했다. 납치된 상황이니까 하이텐션으로 유지해야 해 어려웠다.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정우는 최근 들어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만 고르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런 건 아니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선택한 건데 지난해부터 세 작품이 몰리면서 우연치 않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비공식작전', '1947 보스톤' 등 전작의 연이은 흥행 부진에 대해 하정우는 "아쉽다. 왜 안 아쉽겠냐. 그래서 더욱 '하이재킹'이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중의 사랑을 못 받은 게 너무 아쉽다. 왜 그런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는 그런 결과를 받지 않을 수 있다"며 "작품을 공개할 때마다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럴수록 더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배우이자 연출자이기도 한 하정우는 '하이재킹'처럼 비행기 이야기를 다룬 영화 '롤러코스터'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똑같이 비행기를 소재로 한 작품인 점에 "'롤러코스터'는 12년 전 작품이다. 그리고 저예산 영화이기도 하다. 세트가 열악했다. '하이재킹'은 엄청난 큰 세트장 위에 비행기를 올려놓고 찍었으니 느낌이 다르다"며 "'롤러코스터'도 '하이재킹' 같은 세트장에서 찍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촬영한 '하이재킹'인데, 그런 차이를 느끼면서 연출자로서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직접 연출한 영화 '로비'에 대해 "촬영은 다 끝났다. 이후 어떻게 될진 모른다"라고 전했고, 이어 "나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를 찍어야 행복하다는 걸 느꼈고,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로비'라는 소재를 만나서 그 작품을 하게 됐다. 1차 블라인드 시사가 끝났고 2차 블라인드 시사를 앞두고 있다. 1차 점수가 안 좋다. 그래서 분량 10분을 줄였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덧붙여 "'롤러코스터' 같은 명작 같은 경우에는 블라인드 점수가 더 낮았다. 그런데 (대중들이) 뒤늦게 알아보지 않았나"라며 "'로비'는 아마 내년 초에 개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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