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 오른 방시혁 리더십, 변화 요구 들리나[TE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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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침묵을 지키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때 아닌 페스티벌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이며 대중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그간 '은둔의 리더십'으로 불리던 그가 갑작스레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그를 둘러싼 비판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 의장이 하이브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리더십의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중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방 의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이하게 된 계기는 그의 '은둔' 행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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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민경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침묵을 지키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때 아닌 페스티벌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이며 대중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그간 '은둔의 리더십'으로 불리던 그가 갑작스레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그를 둘러싼 비판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 의장이 하이브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리더십의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X'(옛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커뮤니티에는 방 의장의 깜짝 게스트 출현에 대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전날 방 의장이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와 함께 '알리익스프레스 2024 위버스콘 페스티벌'(Weverse Con Festival, 이하 위버스콘) 협업 무대를 펼친 데에 대한 반응들이다. 주로 비판적 의견이 많았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는 침묵하다가 뜬금없이 기타를 치는 것 아니냔 식이다.
대중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방 의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이하게 된 계기는 그의 '은둔' 행보에 있다. 그는 민 대표와의 갈등이 터지기 이전에도 대중적 행보를 자제해왔다. 제작자 출신이기도 한 그는 "아티스트가 주목받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 앞에 서서 경영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전문경영인이 해야 한다는 원칙도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 환경에서는 리더의 이 같은 행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자연스런 경영 형태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은둔형 리더십'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받아왔다.
그간 이슈가 없을 때는 별 문제가 안됐다. 하지만 하이브가 위기를 겪자 위기를 타파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요구받았다. 민 대표와의 갈등 과정에서 아무런 대중적 메시지를 내지 않고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만 그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게 결정적이었다. 왜 뒤에 숨어있느냐는 문제제기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민 대표가 협상 모드로 전환했을 때도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을 둘러싼 표절 논란에서도 아쉬운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다. 민 대표는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아일릿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일릿을 프로듀싱한 방 의장은 침묵을 지켰다. 그간 경영인으로서 침묵했더라도, 제작자로서는 목소리를 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다.
그의 경영방식의 장점도 있다. 소속 아티스트가 더 빛을 발하도록 하고, 조직이 음악적 성과에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모든 상황에 최적화된 리더십이란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에서는 좀 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길 팬들은 바랐다. 하지만 그 답이 때 아닌 페스티벌 무대라는 건 실망감만 키우는 꼴이 됐다. 하이브측은 지난해부터 기획하고 약속된 무대였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아티스트 보호라는 약속은 약속이 아니냐는 팬들의 반발도 뼈아픈 지적이다.
하이브를 둘러싼 엔터업계 관계자들은 그의 리더십이 변곡점에 섰다고 입모아 평가하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그가 이룩한 음악적 성과 뿐 아니라, 팬들의 감정까지 어루만지고 대응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주문하고 있다. '살아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을 저술한 기업 전문가, 아리 드 호이스는 장수기업의 4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환경에 대한 민감성, 강한 정체성과 결속력, 관대함, 보수적 자금조달 등이다. 방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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