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 끌던 어르신 중심 잃고 '악'…일본서 '실버카' 잇단 사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일본에서 이 보행보조기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새로 문을 연 니시도쿄시의 한 슈퍼마켓입니다.
매장으로 내려오는 쪽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파란색 가림막이 쳐지고 구급대원들이 몰려 있습니다.
지난 12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던 8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목이 난간 레일 부분에 끼어 숨졌습니다.
피해자가 잡고 있던 보행기의 바퀴 부분이 에스컬레이터 끝부분에 걸리면서 중심을 잃은 겁니다.
[목격자 : 이런 카트를 가지고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엘리베이터로 가지 않았을까…]
건물 구조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계단을 올라가거나 건물 밖으로 돌아 나가야 했습니다.
같은 날 아이치현에서도 보행기를 밀고 기차 건널목을 건너던 82세 여성이 기차에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소식을 접한 노인들은 이번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80대 여성 :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에선 사용하지 않아요. 계단 있는 곳에서도 안 돼요.]
[이자와/81세 : 이게 있어야 걷기 편하죠. 가장 겁나는 게 역시나 넘어졌을 때 일어날 수가 없다는 거라…]
일본 엘리베이터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2019년 사이 에스컬레이터 사고 1,500여 건 가운데 723건이 60세 이상 고령자 사고였습니다.
대부분 보행기를 잡고 서 있느라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아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올해 1월 부산에선 손수레를 밀고 가던 70대 노인이 에스컬레이터 끝부분에 바퀴가 끼여 중심을 잃으면서 뒤따라 내려오던 5명이 잇따라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위해 보행기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부산교통공사·일본 CBS테레비]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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