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심판대 오른 김건희·김정숙 여사…`수사 편향성` 잠재울 과정·결론 숙제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김정숙 여사의 '외유성 인도 출장 의혹' 사건도 고발인 조사에 나서면서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연루된 의혹에 대한 전례없는 '동시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조아라 부장검사)는 19일 사건을 고발한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시의원이 김 여사를 작년 12월 28일 국고손실, 횡령, 배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지 약 6개월만이다. 특히 검찰은 4차장 산하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검사 1명도 이 사건 수사에 추가로 투입했다.
검찰은 부서별 업무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단발적인 고발인 조사에 그치지 않고 향후 수사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는 나온다.
정치권에서 '편향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차원에서도 두 사건 모두 속도나 강도의 치우침 없이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본격화할 때에도 4차장 산하 검사 일부를 추가 투입한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외부의 고발이 접수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인 만큼, 검찰은 통상적인 고발 사건 처리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 부인과 관련한 의혹이라는 사건의 민감성을 고려하면 수사 과정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돌출하거나 논란이 증폭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관련자에 대한 소환 조사 등 충실한 수사가 이뤄지는지, 검찰이 납득할 만한 기소·불기소 이유를 내놓는지가 앞으로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건 모두 영부인이 관련된 만큼 적용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직무 관련성과 관련해 법리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어 검찰의 결론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숙 여사의 경우 2018년 10월께 인도 타지마할을 단독 방문한 것과 관련해 예비비 4억원을 편성해 사실상 여행 목적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여권은 김 여사가 인도에 방문하기 한 달 전에 이미 문화체육부가 도종환 당시 장관의 인도 방문 일정을 확정지었으나, 이후 문재인 정부의 '셀프 초청'으로 김 여사가 일정에 함께하게 되면서 항공편이 대통령 전용기로 변경됐고 기내식비에 6000여만원이 들어갔다며 공세를 펼쳐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출장 예산 편성에 관여했는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출장으로 봐야하는지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후 김 여사의 인도 방문에 관여한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이미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검찰은 고발 이후 약 5개월 만인 지난달 초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데 이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김 여사가 받은 선물과 대통령의 직무 간 관련성에 대한 입증이 어렵고,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어 법리적으로 김 여사가 처벌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최근 이 사건에 대해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 처분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미리 결론을 정해놓지 않고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선물을 받거나 일정을 조율하는 데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조사도 함께 진행할 가능성도 법조계에서는 거론된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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