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썩고 벌레 끓어도…손 못 대는 반지하 빈집

2024. 6. 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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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한 빌라 반지하층이 몇 년째 물에 잠겨 있다고 합니다. 집주인들은 어차피 사람도 안 살고 곧 재개발될 동네라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물이 썩고 벌레가 끓어 주변 이웃들은 고통을 호소하지만, 관할 구청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커멓게 썩은 물이 수영장처럼 차 있습니다.

반지하층 한 집은 4년 전, 다른 한 집은 지난해 말 세입자들이 떠나고 빈집이 됐습니다.

지은 지 40년 가까이 된 건물이다 보니,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차고 빠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옆집도 윗집도 고역입니다.

▶ 인터뷰 : ○○빌라 주민 - "어휴, (변기가) 세서, 막혀서 만날 (업체) 불러서 (처리)하고 힘들어요."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건물 내 하수도가 제대로 물을 빼내지 못해 건물 밖으로 임시 하수관이 이렇게 얼기설기 설치돼 있지만 물을 빼기엔 역부족입니다."

반지하 12가구 가운데 5가구가 이렇게 침수돼 빈집이 됐고, 사람이 사는 집도 하루하루 전쟁을 치릅니다.

▶ 인터뷰 : ○○빌라 주민 (반지하) - "모기, 하루살이 때문에 미쳐요 미쳐. 이거는 진짜 무슨 대책을 세워야지."

빌라 전체 하수관을 손봐야 하는 상황이라 집주인 대다수는 비용 때문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관할구청이 나섰지만 쉽진 않습니다.

최대 700만 원까지 침수 주택 정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구청에) 물어오지도 않는 걸 보면 관심들이 없으신 거예요. 거기가 얼마 전 재개발 얘기도 있었다 보니까…."

문제는 집주인 80%가 동의해야만 지원이든 공사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빈집 145만 가구 가운데 반지하는 몇 채인지, 침수되거나 방치된 집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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