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A콜렉션] 이재이'한 때 미래였던'

이재이, 한 때 미래였던,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13초, 2019. 이재이 제공.

이재이는 영상, 설치,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기억하는 이미지의 실재성, 고정관념의 불확실성을 일상적인 소재와 연출된 장면구성으로 표현해 왔다. 최근에는 실재와 허상, 기억과 판타지의 간극을 드러내고, 환상을 만들어 내는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졸업 후 스코히건 회화조각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2018), 플로리다 노턴 뮤지엄(2021), 콜로라도 MCA 덴버 현대미술관(2023), 리움미술관 상설전, 서울시립미술관(2023 외) 등 유수의 기관에서 전시했다.

이재이 작가의 3채널 영상 '한 때 미래였던(Once Called Future)'(2019)은 과거에 기대했던 미래, 그리고 현재도 계속되는 미래에 대한 완고한 정념에 대한 고찰이다. 영상은 60년대 말-70년대 초에 그 미래적 디자인으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텍사스 벌판에 방치된 푸투로 하우스를 중심으로, 아폴로 4 우주선 발사 장면을 비롯한 여러 미래적 이미지의 몽타쥬들로 구성된다. 한편 스펙타클한 이미지들과는 대조적으로, 한 노년 남성이 과거를 회상하며 누군가를 위해 꽃을 사던 기억, 평범성과 특별함을 이야기하는 내레이션이 함께 흐른다. 비행물체 형태의 '푸투로 하우스(Futuro House)'라는 건축물은 유효기간이 지난 오래된 미래를 상징한다. 잊혀진 미래를 현재에 다시 투사해 보는 것은 '복고 미래적 유물'의 디자인과 그 특이성이 현재의 문화적 규준을 배경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하는 것이며, 상상한 미래였던 과거의 조각들을 맞춰내는 것이다. 그 조각들이 합쳐진 이미지와 이야기는 실패한 유토피아에서도 끊임없이 순환되며 이어지는 존재와 사랑에 관한 이미지·이야기이다. 작가에게 미래란, 시공간적으로 여기에 없거나 지금이 아닌, 다른 시공간을 환유하는 대체물이다. 빈안나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