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순항하는 미국 채권시장

한겨레 2024. 6. 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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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금융시장의 혼선이 상당하다.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정책금리 인하의 성격이 급격한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부양책이 아니라는 사실도 크레디트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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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공동락의 경제스토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워싱턴 디시(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금융시장의 혼선이 상당하다. 그 결과 시장금리는 좀처럼 뚜렷한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반면 크레디트(신용) 채권시장은 꾸준히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지금과 같은 크레디트 스프레드(무위험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 축소 흐름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지만, 적어도 현재의 우호적인 스프레드 동향이 단기에 크게 악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크레디트 채권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지난해 11월 연준이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피봇 시사 이전에도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축소 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국채 금리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평가상의 착시’(가격 변화가 신속하게 반영되는 국채에 비해 크레디트 채권은 거래 유동성 등으로 가격 평가가 더디게 이뤄질 수 있는데, 이 경우 국채 금리의 상승 폭에 못 미치게 크레디트 채권의 금리가 상승했다면 스프레드는 축소되는 형태로 나타남)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이 피봇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나타낸 이후에도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축소 흐름을 보였고, 이후 국채 금리가 등락을 보이는 과정에서도 스프레드는 축소를 이어갔다.

그 결과 현재 미국의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2022년 3월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을 개시할 시기에 비해서도 낮다.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기대했던 통화 긴축의 여파가 한차례 사이클을 거쳐 이제는 금리를 올리기 이전 상태로 복귀한 것이다.

크레디트 채권시장의 강세는 연준의 피봇 시사 이후 유동성이나 금융 여건이 우호적인 흐름으로 전환된 데 기인한다. 실제 금융 여건을 시사하는 주요 지표들은 연준이 피봇을 시사한 이후 이전보다 더욱 완화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정책금리 인하의 성격이 급격한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부양책이 아니라는 사실도 크레디트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이번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높아진 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도록 한다는 목적이 강하다. 당연히 경기 침체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때 빈번했던 크레디트 위험이 발생할 여지도 크지 않은데, 아직 정책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크레디트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를 인하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들이 앞서 나타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크레디트와 관련한 불안 요인들이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일면서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과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사실도 우호적인 유인을 제공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채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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