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 환자, 응급실 3시간 대기"…서울대병원 현장 연결

서진석 기자 2024. 6. 1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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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오늘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의 집단 휴진엔 500명이 넘는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우려했던 의료 대란까지는 아니었지만, 진료에 어려움을 겪은 환자도 여럿 확인됐는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서진석 기자.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서진석 기자 

네, 저는 지금 서울 서울대병원 앞에 나와 있습니다.


휴진을 앞두고 사전 공지가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진료 취소로 헛걸음을 한 환자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병원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소속 교수들은 "암 환자나 희귀 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예약이 일부 미뤄진 환자도 있기는 했지만, 사전 예약을 한 암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병원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뇌출혈 이력이 있는 고령의 노인이 3시간 이상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등 일부 과에선 진료에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A 씨 / 암 환자 

"다른 과는 안 되고 우리 과는, 소화기 내과, 암 병동은 하더라고요. 전에 예약을 해 놨기 때문에…."


인터뷰: B 씨 / 경기도 의정부 (응급실 이용)

"지금 검사를 하려 해도 몇 시간 기다려야 될지 모른대. 나는 다행히 이렇게 일어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엉뚱한 간호사들이 피해를 보고…." 


서현아 앵커

휴진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적잖았던 건데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는 겁니까?


서진석 기자

이곳을 포함해 분당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과 서울대 의대 소속 교수 529명이 오늘부터 휴진과 수술 연기 등 진료를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휴진에 동참하지 않지만 지지 의사를 밝힌 교수를 포함하면 모두 90.3%가 이번 휴진을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스무 개의 임상과 소속 교수들이 무기한 집단 휴진에 동참하고, 응급/중증환자와 희귀/난치환자를 진료하는 일부 교수들은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비대위는 휴진에 따라, 서울대병원 수술장의 가동률이 62%에서 33.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번 휴진은 이번 주말까지 최소 1주일간 이어지게 되고, 다음 주 진료 일정은 아직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휴진에 나선 비대위 소속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100여 명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의대의 한 강의실에서 집회를 열었는데요.


이들은 "즉흥적인 의료 정책이 의료 붕괴를 촉진"시키고, "근거 없는 의대 증원으로 의대 교육이 망가진다"며, 전공의 처벌과 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강희경 위원장 /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정말이었는지 사실 잘 모르지만 전공의들이 곧 면허 정지의 위험에 처했다, 이런 소식을 들어서 저희가 교수님들의 뜻을 모으기 시작하였고…."


서현아 앵커

교수들이 휴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전공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오늘 집회에 참여한 전공의들 입장은 어땠습니까?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지난주 '복귀하는 전공의 처벌 철회'를 약속한 만큼, 향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또, 진료유지명령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행정 처분이 완전히 철회되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해 전공의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복귀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고, 수련 환경과 공공의료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이고 장기적인 개선 계획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재일 공동위원장 /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사직)

"소아과, 신경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전문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악한 진료 환경, 진료를 반영하지 못한 수가 구조, 사법적 리스크 등 수많은 요소들은 전문의들이 전문 과목을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고…."


서현아 앵커

네, 내일 전국단위 휴진이 예고된 만큼 갈등이 더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오늘 여당 의료개혁특위 소속 위원들이 서울대병원을 찾아 중재에 나섰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의료개혁특위 인요한 의원 등 위원들은 오늘 오후 서울대병원을 찾아 병원장을 약 한 시간가량 면담했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인 위원장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러 온 자리는 아니"라면서도, "이 문제를 빨리 좀 수습할 수 있는 방향을 잡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 교수를 포함해 다양한 의사를 만나겠다고도 설명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인요한 위원장 /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여러 의사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은 어제 했는데 전공의들은 뭐 원칙을 많이 주장하고, 만나는 걸 좀 꺼려하는 거 같아요. 더 노력할 겁니다. 교수님들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고…."


정부는 오늘부터 중증응급질환별 전국단위 순환당직제를 통해 비상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 진료 거부 장기화로 병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구상권 청구 검토를 해당 병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 13일 기준 내일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동네 병의원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서울의대 비대위 소속 일부 위원들은 내일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갈등이 파국에 치닫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서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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