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화녹취 공개 파장…“어떻게 증언할까요” 묻자 李 “변론요지서 보내겠다”
국힘 “명백한 위증교사” 주장
민주당 “검찰의 나팔수 안 돼”
정무위, ‘김건희 청문회’ 열기로
17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 비서였던 김모 씨가 세 차례 걸쳐 나눴던 통화 녹취파일을 전격 공개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가 과거 검사를 사칭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다. 이 대표는 2003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KBS PD가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통화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다만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김 씨의 증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김 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건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증거 자료인 통화 녹취파일이다.
이 대표는 김씨에게 “검찰도 나를 손봐야 되고, 또 시(성남시)도 그렇고, KBS도 그렇고 전부 다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이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김 씨가 이 대표에게 “또 어떤 취지로 저기(증언)를 해야 될지를 한 번(알려달라)”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리겠다. 그때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한 번 기억도 되살려 보시고”라고 답했다.
TV조선이 추가로 입수해 보도한 녹취에 따르면 이 대표는 또 “김 비서관이 도와줬으면 하는 건 KBS와 시장님 측이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제일 좋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씨가 당시 내부에서 누가 KBS와 연결됐을지 모른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받아쳤다.
여당은 동시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관련 재판 결과가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재판부가 국민들에게 빠르게 진실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해서는 연내 1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법원은 위증교사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혐의에 대해선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놨다. 4개 재판 중 하나라도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이 대표의 피선거권은 박탈된다.
민주당은 녹취파일을 공개한 박 의원을 ‘나팔수’로 깎아내리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의 정치가 검찰의 나팔수 역할이어서는 안 된다”며 “야당 대표를 향한 음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없는 사실을 말해달라는 것이 거짓 증언 강요이지, 있는 그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이 거짓 증언 강요인가”라며 “있는 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은 법률로 보호되는 방어권”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되자 민주당은 각종 청문회와 국정조사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정례회의를 하고 김건희 여사 청문회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권익위 전원위원 15명은 물론 사건 핵심 관계자인 최재영 목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당 지도부와 상의 후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1일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장악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를 연다. 이 밖에 민주당은 아직 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유전개발 의혹 국정조사’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북 전단·오물 풍선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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