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로 허리 숙인 최태원… SK, 비자금 300억·6공 특혜설 반박 [뉴스 투데이]
2심, 김옥숙여사 메모 근거 유입 판단
정치권 등 “특별법 만들어 환수” 요구
SK “세무조사 받아 되레 기업 부담
어떤 특혜인지 적시돼야” 후광 부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그룹은 최 회장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상고 이유를 밝히며 6공화국 비자금 의혹 해명에 집중했다. 비자금을 둘러싼 논란으로 그룹에 부정적 영향이 끼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崔 “개인적 일로 심려 끼쳐”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인적인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노태우 비자금 조성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비자금을 환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SK 측은 일관되게 비자금은 없었고, 사업 성장에 정권의 비호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SK 측은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300억원의 정확한 전달 방식 및 사용처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의 별도 존재 여부 △SK에 제시했다는 100억원 약속어음의 구체적 처리 결과 △현직 대통령 시기에 특혜로 거론되었던 내용과 사실 유무 △‘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믿고’라는 부분의 성립 가능성 △장비제조업체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제한이 특혜용이었는지 여부 △대통령 사돈 기업으로 손해 본 사항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의 정식 서비스 진출을 법으로 막아 SK가 한국이동통신을 쉽게 인수할 수 있도록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시 체신부(정보통신부)가 법을 발의하고 제안할 때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만약 대통령의 강한 지원 의사가 있었다면 힘이 약한 부서(체신부)에 그것을 하라고 하고 힘이 센 부서에 그것을 막으라는 상반된 지시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6공화국 기간(1987∼1992년) 10대 기업의 매출 성장률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재계 5위였던 SK의 성장률은 1.8배로, 10대 그룹 중 9위에 그쳤다. 대우가 6공 기간 매출 성장률이 4.3배로 뛰어 가장 높았고, 기아(3.9배), 롯데(2.7배), 현대(2.5배), 쌍용(2.4배) 등의 순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그는 “6공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특혜도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적시돼야 한다”며 “6공 정부의 대통령 사돈이라는 게 그다음 정부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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