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시그널] 금값이 궁금해? 그럼 중국을 봐!

KBS 2024. 6. 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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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과, 금버거, 금치킨.

'금값' 소리 안 나오는 게 없습니다만, 진짜 '금'만큼 비싸진 것도 드물죠.

요즘 돌반지, 한 돈에 거의 50만 원입니다.

그런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더 특이한 건 흐름입니다.

보통 금과 달러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한쪽이 비싸지면, 다른 쪽은 싸지는.

지난 반세기동안 두 그래프는 이렇게 서로 거울에 비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 공식이 깨졌습니다.

달러가 계속 비싸지는 와중에 금도 덩달아 비싸지는,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습니다.

범인은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은 지난 4월까지 18개월 연속 금을 사들였죠.

그 기간 국제 금 가격도 쉼 없이 올랐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매입을 멈췄더니, 금값도 다시 빠졌습니다.

최근 금값을 정말 금값으로 만든 게 누구인지를 극명히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갑자기 금에 진심이 된 걸까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학습효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자 서방은 즉각 러시아의 금융자산을 동결했죠.

러시아의 모든 외화 자산이 휴지 조각이 돼 버렸습니다.

3,000억 달러, 400조 원 넘는 규모였습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러시아의 10배, 4,000조 원이 넘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돈을 달러나 유로 등으로 가지고 있는데, '미국이 다 동결하면 어떡하지' '명분이야 미국이 뭐든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당연히 하지 않았겠습니까?

이 그래프, 중국의 외환보유고입니다.

가파르게 늘다가 2015년 이후 정체돼있죠.

미국 금리가 중국보다 높아지자, 달러가 중국을 쑥쑥 빠져나간 영향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환규제를 강화하고 자금 유출을 막았지만 큰 소용이 없었죠.

그러자 중국은 생각을 바꿉니다.

이왕 빠져나간 달러, 달러를 대신할 걸 찾아보자, 대안으로 금을 찍은 겁니다.

금이나 미국 국채나 가장 안전한 자산인 건 맞지만,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 입장에서 굳이 미국 국채에 올인해, 달러 몸값을 더 높여줄 이유가 없겠죠.

미국의 나라 빚이 너무 많이 늘어서 미국 국채가 예전만큼 미덥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중국이 달러 의존도를 줄일 이유는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지금 금값은 역대 최고치인 온스당 2,400달러 선입니다.

중국이 '금 사재기'를 시작한 1년 반 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오른 겁니다.

최근 잠시 주춤하지만, 추세가 달라졌다기 보다는 너무 올라 숨 고르는 중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중국몽'을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은 달러는 덜 사고, 반대로 금은 더 살 가능성이 큽니다.

달러 대타로 금만큼 확실한 타자는 없습니다.

중국이 꾸준히 금을 사들인다면, 금값이 계속 오를 확률이 커지겠죠.

다른 나라까지 중국의 움직임에 동참하면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겁니다.

그럼 이제라도 금에 투자해야 하나?

길게 본다면 나쁘진 않을 수 있지만, 금값이 단기에 너무 올랐다는 점은 개인 투자시 유념하실 대목입니다.

자산가들은 금을 차익실현보다 위험회피를 위해 투자한다는 점도 참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까지 머니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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