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최태원 "항소심 치명적 오류 발견…바로잡겠다"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6.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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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천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산 분할. 이혼 소송에서 이런 판결을 받아 사실상 참패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90도로 인사했는데요, '사과'도 했지만 '상고할 결심'을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최 회장은 항소심 판결에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변호사, 회계사, 홍보 책임자 등이 세부 내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항소심 판결을 뒤집을 자신이 생긴 걸까요? 

깜짝 등장해 90도 인사한 최태원

SK서린사옥에서 재판 현안 관련한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최태원 회장이 예고 없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먼저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운을 뗀 뒤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했습니다.


최 회장이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공식 석상에서 사과한 건 처음입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상고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크게 두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하나는 "재산분할 관련해서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이유를 댔습니다.

최 회장은 "저뿐 아니라 SK그룹 모든 구성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로는 재산분할 관련해서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그 오류는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한 치명적인 오류라고 들었습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이유는 국민 여러분 아시다시피 '저희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 통해서 이뤄졌다', '6공화국의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러니까, 1조 원 넘는 재산 분할 판결의 전제가 된 주식 가치 계산에 오류가 있었고, 6공화국 비자금으로 SK가 성장했다는 오명을 벗겠다는 겁니다.

최 회장은 어제(16일) 밤까지도 기자회견 참석 여부를 고민하다가 오늘(17일) 아침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언론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생각, 재판부 계산 오류에 대한 확신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재차 고개 숙여 사과하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는 등 약 10분 동안 기자회견장에 머물렀습니다.

최 회장 측 "재판부 계산은 100배 왜곡"

그러면 항소심 재판부가 재산분할 관련해서 어떤 오류를 범했다는 걸까요?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설명에 나섰는데요,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 산정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식가치 산정이 잘못됐으니,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에 대한 계산이 부풀려졌다는 겁니다.

대한텔레콤은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태원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된 2009년 11월 주당 3만5천650원으로 각각 계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1994년부터 최 선대회장 별세까지, 별세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각각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상달 청현 회계법인 회계사는 "두 차례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원이 아니라 1천 원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는 고 최종현 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태원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판부의 오류로 사실상 100배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설명입니다. 선대회장 기여분이 10배 늘고, 최태원 회장 기여분이 10분의 1로 줄어 100배 왜곡이라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결국,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의 승계상속 부분을 과소 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는데 '승계상속형 사업가'가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 측의 주장처럼 1998년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천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판결문을 수정했습니다. 최 회장의 기여분도 355배에서 35.6배로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판결 결과까지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며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회장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항소심 판결이 조금 흔들리는 모양새인데요, 대법원 선고에 관심이 커지게 됐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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