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K조선 15兆 지원…"세계 1위 굳힐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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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들이 국내 조선업계 수주 경쟁력을 위해 중·대형 조선사 6곳에 총 107억5000만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공급한다.
정부의 이번 정책 지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9곳이 중형 조선사 선박 수주(총 9척)에 필요한 2억6000만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기로 했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액(17억달러)을 포함하면 국내 금융권이 총 269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수주를 신규 지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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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늘자 업계 요청 쏟아져
12개 기관 '선수금환급보증' 확대
시중銀, 11년 만에 중형사에 발급
1분기 中 제치고 세계 1위 됐지만
친환경船 점유율 최근 뒤집혀
업계선 "재역전 위기감" 팽배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들이 국내 조선업계 수주 경쟁력을 위해 중·대형 조선사 6곳에 총 107억5000만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공급한다. 주요 시중은행이 중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하는 것은 수주 불황으로 중형 조선소의 줄도산이 이어진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조선업계는 269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RG 특례보증 비율 95%로 상향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열고 조선업 수출·수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과의 조선업 1위 경쟁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다.
산업부는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특례보증 비율을 기존 85%에서 95%로 상향했다. 시중은행이 선박 선수금의 100%만큼 RG를 발급해주면 그중 95%는 무보가 보증을 선다는 의미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은행이 지는 실제 부담은 5%에 그치는 것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면서 받는 선수금(통상 건조대금의 약 40%)에 대해 금융기관이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환급할 것을 보증하는 제도다. 발주처는 선지급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조선사가 RG를 받아와야만 계약을 체결한다. RG가 없으면 사실상 수주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구조인데, 시중은행은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 등으로 중소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하는 것을 꺼려왔다.
정부의 이번 정책 지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9곳이 중형 조선사 선박 수주(총 9척)에 필요한 2억6000만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발급하기로 한 RG(4억2000만달러)까지 포함하면 총 6억8000만달러가 중형사 수주 지원에 투입된다. 선박 수주 기준으로 총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추격 위기감 반영
국내 금융권은 대형 조선사의 RG 한도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은 기존 RG 한도가 대부분 소진된 현대계열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에 총 101억달러(약 14조원)의 신규 RG 한도를 부여했다. 수주액 기준으로는 총 252억달러에 달한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액(17억달러)을 포함하면 국내 금융권이 총 269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수주를 신규 지원하는 것이다.
이날 협약식엔 △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경남·광주·부산은행 등 지방은행 △산업은행·기업은행·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참여했다.
정부와 금융권이 조선업계 지원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1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분기 한국 조선업계는 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액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2020년 68%에 달한 한국의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6%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23.5%에서 49.2%로 올라갔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공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 조달, 연구개발,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조선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종합경쟁력 평가에서 중국은 90.6점을 얻어 한국(88.9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은 2010년대 중형 조선사의 줄도산으로 산업 생태계가 약화된 반면 중국은 대규모 자국 선박 발주를 통해 고부가가치 건조 경험을 쌓고 조선업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었다”며 “업계에 중국에 자칫하면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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