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톱 숨기고…시진핑 3기, 만신창이 된 경제 살리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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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품질 생산력'을 시진핑 3기 지도이념으로 내세우고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로의 정책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지도부의 다급함을 보여준다.
반도체를 정밀 타격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정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세계적 석학인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 4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중국이 덩샤오핑의 외교정책을 폐기하면서 더 호전적인 외교정책으로 대체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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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봉쇄 뚫을 건 경제 부흥뿐
제조업 '양에서 질'로 체질 전환
7월 3중전회서 운영 방향 제시
구체적 목표는 공개 안하기로
중국몽·전랑외교가 서방 자극
부동산 침체·청년실업 등 촉발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로 회귀
내실 다지며 민심 달래기 나서
중국이 ‘신품질 생산력’을 시진핑 3기 지도이념으로 내세우고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로의 정책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지도부의 다급함을 보여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중국 압박으로 중국 경제가 사실상 ‘그로기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술 자립화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중국제조 2025’ 등이 서방 공격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내부 반성이 정책 전환의 배경이 됐다.
3중전회에 쏠리는 눈
17일 중국 공산당 등에 따르면 다음달 열리는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새로운 지도이념으로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진 신품질 생산력은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통산업을 업그레이드해 제조업의 체질을 ‘양’에서 ‘질’로 전환하겠다는 게 신품질 생산력의 핵심이다.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처럼 세계를 선도하는 신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3중전회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앙위의 3차 전체회의로, 직전에는 2018년 2월 열렸다. 관례대로라면 3중전회는 작년 하반기나 올해 초 개최돼야 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회의를 미뤘다. 그만큼 경제위기를 타개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데 고심이 깊었다는 의미다.
도광양회로 반전 노리는 中
중국 경제는 부동산시장 침체, 소비 부진,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지도이념으로 민심 이반을 막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국 지도부에 중요한 과제였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과 강 대 강으로 맞서왔다. 시 주석은 집권과 동시에 2049년까지 세계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을 국정 철학으로 내세웠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 자립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기술자립 목표치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미국의 공세는 중국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중국이 세계 패권국가의 야심을 드러내자 미국은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했다. 반도체를 정밀 타격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정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세계적 석학인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 4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중국이 덩샤오핑의 외교정책을 폐기하면서 더 호전적인 외교정책으로 대체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신품질 생산력이라는 지도이념에는 이 같은 중국의 당면 위기를 타개할 정책 방향이 담겨 있다. 중국의 대외 개방 정책을 이끈 덩샤오핑이 1989년 처음 주창한 도광양회로의 정책 대전환이다.
신품질 생산력의 이행 주체는 지방정부다. 첨단기술 역량 강화 등에서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각 지방정부가 목표를 정해 경쟁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 지방정부가 기술자립화 목표치를 세우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지만, 대외 공표는 하지 않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다시 발톱을 숨기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도광양회로의 회귀는 중국이 과거 성공 방식을 재도입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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