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면세점 '에·루·샤' 줄줄이 철수…카지노는 개별 관광객 몰려 불야성

양지윤 2024. 6. 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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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지만 단체에서 개별로 관광 패턴이 바뀌면서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 큰손'이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급감하자 제주 시내면세점에서는 '에·루·샤'(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는데도 명품 브랜드들이 면세점에서 철수하는 것은 관광 패턴 변화와 관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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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코로나 이전 회복 '희비'
'면세점 큰손' 유커 줄어든 탓
제주드림타워는 月매출 400억
카지노 매출 전년比 2.4배 급증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지만 단체에서 개별로 관광 패턴이 바뀌면서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 큰손’이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급감하자 제주 시내면세점에서는 ‘에·루·샤’(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반면 호텔·카지노 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1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 제주점 에르메스 매장이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한다. 2022년 루이비통과 샤넬 매장이 철수한 데 이어 에르메스까지 제주에서 매장을 빼는 것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에서도 몇 년 새 루이비통, 구찌, 펜디 등 다수 명품 브랜드가 잇달아 철수했다. 제주도에 남은 에·루·샤 매장은 롯데호텔제주 루이비통 매장, 호텔신라제주 샤넬 팝업스토어뿐이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는데도 명품 브랜드들이 면세점에서 철수하는 것은 관광 패턴 변화와 관련이 깊다. 과거에는 무리를 지어 면세점 쇼핑을 즐기는 단체관광객이 많았지만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서 이들의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크지 않고 시내 상점, 대형마트, 시장 등 다양한 곳에서 쇼핑하는 개별관광객 비중은 급증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57%에 달하던 외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은 2023년 13.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개별관광객 비중은 40.8%에서 84.1%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품 브랜드의 매장 운영 전략이 바뀐 영향도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매장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팬데믹발(發) 보복소비로 중국의 명품 수요가 늘어나자 매출이 정체된 제주 면세점 매장을 줄이는 대신 중국 면세점 매장을 늘린 것이다. 서울 제주 부산의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한 루이비통은 상하이 훙차오공항 등 중국 공항 면세점 매장을 다수 추가하기도 했다.

카지노·호텔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제주시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리조트를 운영하는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사진)는 지난달 4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매출이 4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지노 부문 순매출은 2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배 늘었다. 호텔부문 매출도 139억원으로 한 달 만에 31% 증가했다. 호텔 매출을 이끈 건 외국인 관광객이다. 투숙객 중 외국인 비율은 62.7%에 달한다.

제주도에 외국인 투숙객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문을 열거나,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재개장하는 호텔도 잇따르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월 신라스테이플러스 이호테우를 열었고, 해비치호텔앤리조트는 720억원을 들여 해비치리조트 제주를 재단장해 최근 오픈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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