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도 비판한 집단휴진… 명분없는 `총파업` 단호히 대처하라

2024. 6.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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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성명을 내고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전공의 지키기나 진료 중단이 아니라,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같은 의사들까지 집단휴진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의대 비대위나 의협은 "마지막 카드는 전면 휴진밖에 없다"면서 명분없는 '총파업'을 강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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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들어간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노조 게시판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의료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17일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의료계가 집단휴진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서울대 의대 산하 4개 병원의 교수들 절반 이상이 휴진에 들아갔고, 이후 순차적으로 의사계의 집단행동이 확산될 예정이다. 환자나 그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의사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성명을 내고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전공의 지키기나 진료 중단이 아니라,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집단휴진이 향후 의사와 환자 및 시민 간의 신뢰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뿐만 아니다.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만병의원협회와 아동병원협회도 의료 현장을 떠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조계종 등 종교계 역시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호소문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이렇게 같은 의사들까지 집단휴진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의대 비대위나 의협은 "마지막 카드는 전면 휴진밖에 없다"면서 명분없는 '총파업'을 강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진료 현장을 지키겠다는 의사들도 상당수 있어 다행스럽다.

환자를 볼모로 집단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집단 진료거부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정부가 물러선다면 의료개혁은 물 건너 간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진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연한 조치다. 만약 의사들의 움직임에 불법이 있다면 정부는 단호히 대처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의정 간 소통의 노력을 멈춰선 안 될 것이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을 해소할 실마리를 찾는 일 역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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