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의협 '집단휴진', 투표 73.5%-신고율 4.02%…실제 참여율은?

김규빈 기자 천선휴 기자 강승지 기자 2024. 6.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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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신고율 4.02%…개원의들 "신고 않고 참여할 의사 많아"
지방선 내일 버스대절 서울행…'오전 진료만·세미나' 꼼수 등장
17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6.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천선휴 강승지 기자 =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반발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18일엔 개원의를 주축으로 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전면 휴진이 예정돼 있어 전운이 감돌고 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파업 참여율이 지난 2020년 1차 파업 때인 32.6%에 비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면 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단휴진에는 개원의, 40개 의과대학이 포함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의협 회원들의 자유발언, 퍼포먼스, 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 4시부터는 여의도공원 도로를 따라 반바퀴 행진을 한 후 집회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861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만800명이 참여했다. 투표한 7만800명 중 90.6%(6만4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고, 73.5%(5만20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의협 투표 결과와 달리 의료계 안팎에서는 실질적인 참여율은 높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의협을 지지하며 총궐기대회에 참가하겠다면서도,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진료는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 소재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는 "의협이 18일 집단휴진을 발표한 이후 휴진을 정말 하는지 묻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휴진에 동참하면)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며 엄포를 놓는 환자들도 있어, 휴진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일부 개원의들이 집단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의협의 대정부 요구안 또한 개원의사들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의협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정부가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계한 휴진 신고율도 높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당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은 총 1463곳으로, 전체 3만6371곳의 4.02%에 불과했다.

다만 의료계는 이 수치가 실제 총파업 참여율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들은 휴진신고를 하는 대신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 18일에 휴진을 한다고 올려두거나, 세미나 등을 이유로 예약된 진료를 변경하는 등의 편법을 쓰기 때문이다. 또 휴진 대신 오전만 진료를 하는 '단축진료'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미용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는 "휴진 신고를 하지 않고, 오전에 잠깐 진료를 보고 오후에는 휴게시간을 길게 둘 예정"이라며 "집회가 끝난 후 복귀해 야간진료를 볼 예정이다"고 했다.

한 의사단체 회장도 "보건소에서 온 진료명령 안내서, 보건소에서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지를 묻는 전화에도 응하지 않는 개원의들이 많다. 휴진신고를 하게 되면 오히려 처벌대상 안에 들어가니 휴진신고를 하지않는 개원의들이 대다수"라며 "특히 정부가 휴진신고율이 30%가 넘으면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협박해, (집단휴진에 참여해도) 휴진신고를 하지 않는 의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 시군구의사회장은 "(우리) 시도에서 참석한다는 의대 교수들, 의대생 학부모, 개원의, 전공의 등만 250명 정도로, 버스를 대절해 올라갈 예정"이라며 "최소 5~6만명 정도는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군구의사회장은 "개원가 의사들은 정부의 정책으로 화가 끝까지 나있어서, '내일 (집회에) 한번 나가자'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다만 18일 '집단휴진' 이후에는 어떻게 (정부에 의사를 표시)할지 대책이 없다. 무기한 파업 또한 동력이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의협 주도의 집단 휴진이 의료대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부터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병원에서도 중증, 응급 환자는 계속 진료를 하고, 외래 진료를 변경했음에도 교수들이 평소대로 출근해 상주하면서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서울의대 교수는 "일주일 내로 다 끝날 것이다"며 "교수들이 환자를 봐야 해서 더 이상 참여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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