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이 바보냐" 또 직접 등판한 이재명, '사법리스크' 분리 전략 흐트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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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칠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의 검찰의 조작 가능성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실제 당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직접 방어하며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당 대표실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또 그런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감시하지 않는 언론에 대한 답답함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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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애완견' 연장선, "언론인분들..." 성토
민주당 지도부도 李 방어에 보조 맞춰
의료계 집단 휴진 첫날 민생 이슈는 뒷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칠어지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기소 이후 검찰과 언론을 향한 비판 강도를 높이면서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방어 전면에 나서자, 당 지도부도 함께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지난 총선 압승 이후 연금개혁 이슈를 치고 나오는 등 민생을 고리로 수권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민주당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회의 초반 '민생' 강조하다 말미에 언론·검찰 비판
이 대표는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의 검찰의 조작 가능성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언론인 여러분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게 말이 된다고 보느냐"고 운을 뗀 이 대표는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이고 국가보안법 위반임을 모르는 사람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 대북 특사였고 경기도의 대북 인도적 사업을 총괄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그것도 모르고 북한에 현금 50억 원을 준다고 약속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 사람이 바보인가. 정신 나갔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펼치는 게 현재 벌어지는 대한민국 검찰 공화국의 실상이다. 판단은 역사가, 국민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출석해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에 빗댄 발언으로 논란이 됐지만, 이에 구애받지 않고 그 연장선상의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으로 '민생'에 집중했다. 폭염 등 기후 재난 대비를 강조하며 윤석열정부의 재생에너지 후퇴 기조를 비판했고, 민생 입법 처리를 위해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회의 말미에 예정에 없던 사법리스크 방어에 열을 올리면서, 민생 이슈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표 사법리스크에 민생이 블랙홀처럼 빠져들어"
실제 당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직접 방어하며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이 대표가 국회에서는 제1야당 대표로서 민생 이슈를 챙기며 행정부 견제에 치중하고, 사법리스크는 대체로 서초동에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언론을 애완견에 비유한 발언도 서초동에서 나왔고,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선 '민생' 의제만 입에 올렸었다.
이에 대해 당 대표실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또 그런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감시하지 않는 언론에 대한 답답함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은 현장에서 직접 대표가 즉흥적으로 추가한 표현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인사는 "정치 검찰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강경 드라이브에 민주당의 대응도 갈수록 세지는 모습이다. 전날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에 일부 초선 의원들이 "애완견도 모독, 기레기"(양문석)라고 막말을 쏟아낸 데 이어, 당장 이날 최고위 지도부 회의에서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주를 이뤘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민생과 사법리스크 분리 대응 전략이 흐트러지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당장 이날도 의료계가 집단휴진에 돌입했고 정부의 대응에 대한 야당의 적극적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관련 발언은 7명의 최고위원 중 두 명의 입에서만 나왔고 그마저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민생이 블랙홀처럼 빨려드는 기분"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이민석 인턴 기자 minseok10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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