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출 총력전…총 15조원 투입해 '글로벌 조선 1위' 지킨다
역대 최초로 시중·지방은행 모두 중형 조선사 RG 발급
대형 조선사에도 14조원 규모 RG…중국과의 수주 1위 경쟁 '지원사격'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정부가 선수금환급보증(RG)에 어려움을 겪는 'K-조선'을 살리기 위해 긴급 수혈에 나선다. 12개 금융기관이 모두 모여 역대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15조원의 금융 지원을 벌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과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은 17일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 및 조선기업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5대 시중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행장 △3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은행) 행장 △4개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기관장 △3개 조선사(HD현대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대표가 참석했다.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 총 12개 기관이 의기투합한 것은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조선 1위 경쟁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국내 조선 산업은 최근 대형사 중심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대량 수주하고, 4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수출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104억 달러(14조3572억원)로 전년 대비 57% 증가하면서 수출 우상향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수주 호황 뒷면에는 중형 조선사의 선박 건조 계약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RG) 공급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중형 조선사들은 선수금반환보증(RG) 한도 부족 문제가 지속되며 정부와 무역보험공사(무보), 시중은행 등에 대책 마련을 호소해왔다. RG는 통상 발주처(선주)가 조선사에 선박 건조대금의 4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며, 조선사는 선박 적기 인도 실패에 대비해 금융기관에서 선수금 환급 보증을 받게 된다.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조선사는 수주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대형 조선사들은 주로 시중은행에서 RG를 발급 받지만 중형 조선사들은 신용도가 낮아 주로 국책은행이나 지방은행 도움을 받았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은 보통 RG 발급 한도를 정해놓는데, 최근 2년간 선박을 건조하는 가격이 30%가량 상승하면서 한도가 급속도로 소진되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선박 건조 수주가 증가해도 RG 발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되레 수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9개 은행(5대 시중은행, 3개 지방은행, 기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공급 확대에 나서게 된다. 9개 은행은 기존에 수주한 선박들의 RG 발급기한에 맞춰 각각 약 3000만 달러 총 2.6억 달러(3589억원) 규모의 RG 9건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총 7억 달러 규모(약 1조원 상당) 선박 9척의 건조가 진행될 수 있도록 RG가 발급될 예정이다. 무보는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중형 조선사 RG에 대한 특례보증 비율도 기존 85%에서 95%로 확대해 은행 보증 부담을 기존 15%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이 벨기에 선사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1척(수주액 8700만 달러·1200억원)에 대한 1호 RG를 발급했다.
정부와 금융권 지원은 비단 중형 조선사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대형 조선사들도 중국에게 뺏길 위기에 처한 세계 조선업 수주액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은 현대계열 3사(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와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총 101억달러(14조원)의 신규 RG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중형 조선사에 1조원, 대형 조선사에 14조원을 합쳐 모두 15조원의 RG 발급이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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