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 또 반대…신뢰 회복 '과제'
"임종윤 이사회 참석율 저조"…3년 평균 참석률 56.5%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한미약품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가 임종윤 이사의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임종윤 이사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7일 제약업계는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임종윤 이사 선임 안건의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임종윤 이사 선임에 잇달아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임종윤 이사의 신뢰 회복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18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임시 주총를 개최한다. 임시 주총에서는 임종윤 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임종윤 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임종훈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임종윤 이사의 이사회 참석률 저조를 반대 사유로 꼽았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 동안 75% 미만인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한미약품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2023년 12.5% △2022년 75% △2021년 85.7%이며, 이사회 3년 평균 참석률은 56.5%다. 임종훈 대표는 3년간 참석률 10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임종윤 이사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아닌 사모펀드가 상장 기업의 가치를 훼손해 가는 상황에서 경영자로서 정당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에게 유감을 표했다.
임종윤 이사는 "당시 한미약품 이사회는 경영권 분쟁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사모펀드 측 인사들, 그리고 이들과 공조한 기존 이사진들이 장악한 곳이었다"면서 "이사회 멤버로서 한미약품의 의사결정을 공식적으로 비토, 즉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 불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되기 전부터 사모펀드가 주도해 본인을 업무에서 배척했고,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주사에서 배척된 상황에서 자회사인 한미약품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고 거부권 행사를 위해 불참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에서 단순히 이사회 참석률만으로 주총 안건에 반대의견을 행사한다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자는 현시대의 흐름에 오히려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임종윤 이사 측의 우호 지분이 국민연금의 지분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임종윤 이사의 선임엔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미사이언스가 가지고 있는 한미약품 지분은 41.42%,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신동국 회장의 지분율은 7.72%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은 9.95%다. 전체 지분 중 37.93%는 소액주주가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임종윤 이사 외에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남병호 헤링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세부 기준 30조(이사의 선임)와 31조(사외이사의 선임)를 반대 사유로 꼽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의하면 이사 선임의 경우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당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자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당시 관련 수탁자 책임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자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 동안 75% 미만이었던 자 등에 대해서 반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의 경우 △계열회사(비영리법인 포함)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 △중요한 지분·거래관계 등에 있는 회사(비영리법인 포함)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국민연금은 "신동국 회장이 과도하게 겸임을 하고 있어 이사직으로써 충실의무를 수행하기 어렵고 남병호 헤링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경우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동국 회장은 한양정밀화학과 가현, 한양S&C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헤링스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세운 코리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당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도 임종윤 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했다. 이어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이사 측이 주주 제안한 후보들의 선임 건에 대해서도 전부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당시 임종윤 이사·임종훈 대표와 대척점에 있던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내세운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기존 이사회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bongous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마약 먹이고 성폭행 누명"…유명 병원 문 닫게 한 '그날 밤 파티'
- [인터뷰] 황운하 "한동훈 특검법, '공정과 상식' 바로세우려는 것"
- [오늘의 날씨] 30도 이상 '무더위'…야외활동 주의해야
- 손석구가 미끼 던지는 '밤낚시'[TF씨네리뷰]
- [의대증원 파장] "하루만 쉬어도 손해"…동네 병의원, 집단휴진에 냉담
- 로또 1124회 당첨번호 조회…'1등 10명 중 절반 서울·경기'
- [비즈토크<상>] 6년 만에 파업?…쉽지 않은 현대차·기아 임단협 교섭
- [비즈토크<하>] 쿠팡, 부산 물류센터 건설 멈춰…공정위 제재 반발?
- [Z가뭔데]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쇼펜하우어'를 읽습니다 (영상)
- 윤찬영·봉재현, '좋은 어른'이 되는 과정[TF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