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없는 학교'가 더 반가운 캐나다 학교 밖 청소년들[통신One]

김남희 통신원 2024. 6. 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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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행동과 약물·음란물 중독에 빠진 청소년을 위한 대안 학교
기술·학습·승마·신앙·멘토링 등 청소년 8-10명에 맞춰 수업 구성
캐나다의 대안학교 '락솔리드 레퓨지'의 수업 풍경.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찾기 위해 말을 타고, 고양이와 개를 돌보고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2024.06.16/<출처: Rock Solid Refuge홈페이지>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서스캐처원 남서부의 평화로운 농촌 지역에 위치한 '락 솔리드 레퓨지(Rock Solid Refuge)'는 겉으로는 평범한 농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수천 평의 들판과 목초지로 둘러싸인 이곳은 일반적인 농장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헛간과 다양한 기타 건물들이 있다. 이곳은 약물 남용, 음란물 중독, 그리고 문제 행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13~18세 청소년들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한국의 대안 학교와 비슷한 교육기관이다.

2005년에 “청소년의 삶을 회복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락 솔리드 레퓨지’는 비영리 단체로 설립되었다. 이름처럼 이곳은 위기 청소년들의 견고한 피난처로 청소년들을 위한 희망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자 한다.

청소년들이 영적, 정서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2개월간의 성경 기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청소년들이 관계와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매년 약 8~10명의 학생만을 받아들여 각 학생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이곳은 지난 10년 동안 중독, 행동 문제 또는 약물 남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해 신앙 기반의 해결책을 제공해 왔다.

학생들은 아침 7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하여, 아침 식사 준비, 설거지, 침대 정리 등 일상적인 집안일을 담당하며 책임감과 자립심을 키운다. 모든 학생들은 약 20분 이내에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에 도착해야 한다. 이후 학업 시간 동안에는 설거지, 침대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수행하며 일상적인 책임감을 익히게 된다.

정규 학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노스스타 아카데미(NorthStar Academy)와 선 웨스트(Sun West) 원격 학습 센터를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업 성취를 도모한다. 학생들은 지속적인 평가, 개인 교습 및 교실 활동을 통해 학업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넓은 목초지에 세워진 학교를 안내하는 이정표 2024.06.16/ <출처Rock Solid Refuge 홈페이지>

락 솔리드 레퓨지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공부를 넘어 다양한 직업 기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목공, 시설 관리, 잔디 및 정원 관리, 가축 관리 등을 배우며, 지역 사회 봉사 활동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책임감, 직업 윤리, 의사소통, 리더십 등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각 학생에게는 멘토가 배정되어 정기적으로 만나며 격려와 조언을 제공한다. 이러한 멘토링 관계는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매일의 묵상, 예배, 상담, 지역 교회 참여 등을 통해 학생들은 영적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학교의 시골 환경은 학생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말을 타고 고양이와 개를 돌볼 기회를 제공한다. 정기적으로 동물들과 함께 있고, 열린 공간에 있는 것이 정말 변화를 불러온다고 Block 씨는 믿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처음 한 달 동안 도시를 떠나는 것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나, 대부분은 매우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이곳을 거쳐 간 많은 청소년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 중 타이 티보(Ty Thibault)의 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법을 위반하며 방황하던 타이는 ‘락 솔리드 레퓨지’에 참여하여 큰 변화를 겪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고,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후 그는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고, 석유 산업에 종사하며 가정을 이루었다.

타이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락 솔리드 레퓨지는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자기 삶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며, 긍정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

모든 학생이 항상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청소년은 프로그램을 떠나기도 하며, 이는 회복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락 솔리드 레퓨지는 이러한 도전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청소년과 그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 Block 씨는 많은 학생들이 회복 과정에서 재발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이는 학교가 청소년들에게 계속해서 지원과 안내를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 마리화나 합법화 이후 약물 중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음란물에 중독된 청소년도 늘어나면서 락 솔리드 레퓨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곳은 월 2,200달러(약 220만 원)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락 솔리드 레퓨지 관계자는 계속해서 청소년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글로만 전달될 수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가득할 것이며,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미래를 준비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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