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차관급 외교안보대화 내일 개최…북·러 정상회담과 같은 날

정희완 기자 2024. 6. 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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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한반도 및 지역·국제 정세 논의
북·러 정상회담 관련 거론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중이 차관급 외교안보대화를 18일 서울에서 개최한다. 양국은 이번 대화에서 최근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북한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북·러 정상회담을 비롯한 북·러 밀착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될지 주목된다.

한·중은 오는 18일 서울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는 외교안보대화를 연다고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과 장바오췬 중국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도 참석한다. 지난 5월 한·중이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 ‘2+2’ 차관급 협의체 신설에 합의한 뒤 첫 회의가 개최되는 것이다.

한·중은 이번 대화에서 양자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서로의 관심사를 두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양국은 전략적 소통 창구의 재가동을 평가하면서 대화를 정례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문제 협의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최근 남북간 긴장 고조 상황도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대남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군사정찰위성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거론될 수 있다. 또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정부의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도 함께 언급될 수 있다.

한·중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두고도 의견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하며 한국이 관여하지 말라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한·중 대화는 북·러 정상회담과 같은 날 열릴 가능성이 크다. 24년만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과 맞물려 북·러 밀착 행보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중국에 북·러 정상회담을 통한 양측 교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준수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중국은 그간 ‘북·중·러’ 밀착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여왔고, 북한은 최근 중국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은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될 때 한국 측과 마주 앉았다는 점만으로도, 북·중·러 구도에 거리를 둔다는 메시지를 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앞서 한·중은 2013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2013·2015년 두차례 국장급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내 배치 문제로 갈등이 불거져 중단됐다. 이번 대화는 차관급으로 격상돼 9년 만에 재가동하는 것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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