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특강] 창업도 취업도 남 따라가면 레드오션
산업 변화속도 너무 빨라
'자신만의 무기' 찾아야
취업 후엔 평판관리 중요
10초만에 조회 가능 서비스
대기업·스타트업 4천곳 이용
"취업도 투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과 반대되는 선택을 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인지 아니면 남들 가는 길이 좋아 보여서 따라가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인재검증 플랫폼 '스펙터(Specter)'의 윤경욱 대표는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모두가 선택하는 진로는 당시에는 좋아 보이지만 결국 레드오션화할 수밖에 없다. 이후 새로운 산업과 직종이 급부상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2020년 설립된 스펙터는 서류 전형과 면접만으로 채용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입사 지원자들의 평판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10초 만에 평판 조회가 가능하다. 스펙터가 제공하는 평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표자나 임원, 인사팀 등 인사권자가 작성하는 평판이고 나머지는 전 직장 상사나 후배 등 가까이서 일을 함께했던 동료들의 평가다. 전자가 업무 능력 평가라면 후자는 지원자 성향 위주로 서술된다.
현재까지 평판이 등록된 개인 회원은 16만명이며 평판 리뷰도 70만개에 달한다. 매월 쌓이는 평판 데이터베이스(DB)만 1만건 이상이다. 기아와 LG·롯데 계열사 등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갓 창업한 스타트업까지 약 4000개 기업이 임직원 채용 시 스펙터의 평판 조회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스펙터는 윤 대표가 창업한 두 번째 회사다. 첫 번째 회사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과 단체 점퍼 공동구매 플랫폼으로 유명한 '타운어스'다. 2015년 타운어스 창업 첫해 매출은 10억원을 넘어섰고 당시 1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 등 해외 진출에서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일제히 휴강에 돌입하면서 사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윤 대표는 두 번의 회사 창업을 통해 얻은 세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가장 먼저 "사업 비즈니스 모델은 반드시 '메가 트렌드'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운어스의 대학생 대상 학교 물품 공동구매는 메가 트렌드와 거리가 있었다.
윤 대표는 두 번째 창업에 앞서 60개 기업 임원진을 대상으로 잠재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다. 평판 조회 플랫폼의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인터뷰이 전원이 사용 의사를 밝혔다.
직원 채용은 회사 운영 과정에서 윤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이기도 했다. 서류 심사부터 면접까지 채용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지만 입사 지원서상의 제한된 정보와 10분 남짓의 짧은 면접 시간으론 지원자들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면접 때는 유능하고 성실해 보였던 지원자가 함께 일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면접 당시에는 자기 PR을 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장점이 많은 사람도 있었다.
윤 대표는 또 "투자 유치 시장은 채용 시장과 매우 닮아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 취업할 때 연봉을 너무 과하게 받으면 그 연봉만큼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해내야 한다. 사업하면서 투자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받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회사는 곧 위기를 겪게 된다. 윤 대표는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 투자자들은 금세 돌아서게 되는데 이때 남은 자금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회사가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언제나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삼성전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전략회의실은 매일이 비상이고 어떤 순간에도 긴장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나보단 세상을 중심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좋은 인재가 되기 위해 세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세상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들려주라"며 "세상이 원하는 것을 주는 순간 세상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순 기자
[김소현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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