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지요" ·"본연의 자세 아냐"...걱정 반, 분노 반
[앵커]
서울대 의대 소속 병원 4곳에서 진료나 수술을 담당하는 교수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집단휴진이 시작됐습니다.
응급실이나 중증 환자 진료는 계속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하지만, 환자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찾는 발길이 이어지며 온종일 붐볐습니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나는 환자나 가족마다 하나같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암 치료를 받기 위해 멀리서 서울까지 달려온 환자는 앞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지 걱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외래 환자 : (췌장암) 치료받으러 왔는데 못 받고 가면은 불안하지요. 멀리서 와서, 우리 경상북도, 대구에서 왔거든요. 빨리 해결돼야 하는데 해결이 안 되니까, 환자들은 참 괴롭지요.]
같이 휴진에 참여하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선 미처 휴진 사실을 모른 채 방문했다가 담당 의사를 만나지 못한 환자도 있었습니다.
다시 예약을 잡아두긴 했지만, 그때는 정상적으로 진료받는다는 보장이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외래 환자 : CT 찍고 오늘 검진을 해야 하는데 의사가 안 돼. 다음 주에 또 와야 해요. 다음 주에도 지금 몰라, 어떻게 될지. 이건 의사 본연의 자세를 벗어난 행동이에요. 과잉 행동이야. 이거 하면 안 돼요.]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휴진이 장기간 이어지게 되면 피해를 볼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입원 환자 : 정부 측 태도는 이대로 기조를 밀고 갈 것 같아서 우려스럽고요. 어쨌든 환자가 그 일로 인해서 피해를 안 봤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서울대병원 측은 큰 혼란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암병원 내 일부 진료센터는 교수도, 환자도 없어 의료공백을 실감케 했습니다.
또 비대위 측은 60%대로 떨어졌던 수술장 가동률이 더 떨어져, 반 토막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의협과 다른 대학병원들도 휴진 행렬에 동참하겠다고 결의한 상황.
혹시라도 치료 시기를 놓칠까 걱정인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 박경태 이근혁 심원보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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