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상속세·종부세 '감세 드라이브'…"때가 아니다" 어정쩡한 민주당

김경민 기자 2024. 6. 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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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7일 정부의 세제 개편 방침에 속도 조절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정부가 '부자 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우리 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먼저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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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의견 분분…부자 감세 프레임·여권 공세 동력 주춤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정부의 세제 개편 방침에 속도 조절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폐지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 반발하는 이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와 상속세를 과감하게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올해 세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종부세 폐지와 상속세 완화와 관련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다만 민주당은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정부가 '부자 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우리 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먼저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순하게 보면 주도권을 빼앗긴 탓이지만,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먼저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동조할 경우 자칫 부자 감세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해병대원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각종 국정조사를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여 공세 동력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당 안팎에선 본다.

근본적으론 민주당 내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종부세 완화론은 민주당이 먼저 불을 지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토대로 대승을 거뒀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에 민감한 서울 한강벨트 등 일부 지역구에서 패배했다.

과거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목표로 도입됐던 종부세가 집값 상승으로 중산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탓에, 총선 전후 표의 확장성 차원에서 민주당 내 일부는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선이 끝나자 박찬대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도 각각 종부세 완화와 폐지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종부세 폐지·완화에 대해 당내 이견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종부세 개편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했다.

이와 관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세제 개편과 관련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작년에 56조의 세수 결손이 있지 않았냐. 작년보다 올해도 추가적인 세수 결손이 있다 보니까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것인가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될 텐데 사실은 누가 보더라도 재산세는 부자 감세에 해당되는 부분을 먼저 언급하는 거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종부세, 상속세 같이 서민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세제 구성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서적인 면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지 않겠냐"며 "1세대 1주택 실질 사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종부세 부담을 좀 줄여야 되지 않겠냐"고 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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