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이재명 직격, 안철수는 불출마...뚜렷해지는 與 당권 경쟁 윤곽

이성택 2024. 6.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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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론 애완견' 발언을 직격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 부각에 주력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도 BBS라디오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됐다고 해서 용산과 긴장관계가 되고 그 긴장관계 때문에 정부 여당이 갈등을 빚게 되면 그것은 당과 정부 여당이 망하는 길이다"라며 "그런 당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뽑으면 안 된다"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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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한동훈 대세론'에 "당원 모욕"
나경원, 당원 표심 구애 발언으로 韓 견제 
지지율 29% 유승민도 출마 고심
다음달 23일 전대 확정...여론조사 두 차례
지난 1월 17일 서울 마포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당시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동작을 당협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이한호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론 애완견' 발언을 직격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 부각에 주력했다. 나경원 의원은 보수 결집을 강조하며 당심에 구애했고,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음달 23일로 확정된 전당대회 후보 등록(24~25일)을 앞두고 여권의 당권 경쟁 구도가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한동훈, 이재명 '언론 애완견' 발언에 "비뚤어진 언론관"

한 전 위원장은 이 대표 비판에 집중하는 '1등 전략'을 이어 가고 있다. 이날은 대법원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유죄 확정 판결을 고리로 이 대표를 때렸다.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시 한동훈 검찰이 자신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가 이날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비록 가짜뉴스 피해자이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완견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은 가짜뉴스 못지않게 위험하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이 대표 발언을 겨냥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철규, '한동훈 대세론'에 "당원 모욕"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친윤석열(친윤)계 견제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 총선을 계기로 소원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한동훈 대세론'에 대해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 의원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보수층 응답자의 한 전 위원장 지지율 하락을 거론하며 "이게 아마 바닥 민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우리와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 우려를 하는 것"이라며 보수 일각의 한동훈 '강남좌파설'에 호응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도 BBS라디오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됐다고 해서 용산과 긴장관계가 되고 그 긴장관계 때문에 정부 여당이 갈등을 빚게 되면 그것은 당과 정부 여당이 망하는 길이다"라며 "그런 당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뽑으면 안 된다"고 견제했다.


당심은 韓 압도적...원희룡 나경원 유승민 순

친윤계와 연대설에 선을 그었던 나 의원도 한 전 위원장 견제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누가 뭐래도 성공과 번영, 자유와 민주,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역사의 줄기"라며 "우리가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고 결연해져야 한다"고 썼다. 당원 등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정치 리더의 조건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이날 공개된 뉴스1·한국갤럽의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가장 많은 29%의 지지를 받아 한 전 위원장(27%)과 오차 범위(±3.1%) 안에서 호각세를 형성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사이에선 한 전 위원장이 59%로 과반 지지를 받았고, 유 전 의원은 6%에 그쳤다. 전대 룰이 '당원 80%·일반시민 여론조사 20%'로 잠정 결정된 것도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한 환경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전 장관은 11%(이하 국민의힘 지지자 기준), 나 의원은 10%를 각각 얻었다. 비윤계로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윤상현·김재섭 의원 지지율은 각각 1%였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7%를 얻은 안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보다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들에 집중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다음달 23일로 전당대회 날짜를 확정했다. 전당대회 투표는 중앙선관위 'K보팅' 시스템을 이용한 모바일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다음달 19∼20일 진행하고, K보팅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다음달 21∼22일에 추가로 실시한다. 전당대회 당일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한 차례 토론회와 K보팅 투표, ARS 투표,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달 28일 결선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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