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론=검찰 애완견' 논란에 민주당 "언론학 용어" 변명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 칭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언론학에서 널리 공인되고 있는 '워치독', '랩 독'이라는 공식적인 용어를 인용해서 항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발언 사흘째인 이날까지 별도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이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당 대표를 후안무치하게 기소한 데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그냥 받아쓰기 하는 행태에 대해 언론학에서 널리 공인되고 있는 워치독, 랩 독이라는 공식적인 용어를 인용해서 항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와치독'은 감시견이란 뜻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을, '랩독'은 주인 무릎 위에 앉은 강아지처럼 권력에 복무하는 언론을 뜻한다.
그는 이날 최고위 결과 브리핑 말미에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과 관련해 말씀드리겠다"며 "법조계 기자들 중심으로 쌍방울 사건으로 당대표를 입건하거나 기소하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이 지배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를 두둔하며 '기레기', '똥오줌 못 가리고 그냥 발작증세를 일으킨다' 등의 표현을 한 양문석 의원과, '이런 행태는 애완견으로 불릴 만하다'고 한 노종면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 차원에서의 주의 등 조치가 내려졌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앞서 말한 내용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입장 발표 도중 "검찰이라고 하는 국가 권력 기관이 사건을 조작하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면 그것을 열심히 받아쓰고 조작은 하지만 그에 반하는 객관적 사실이 나오더라도 언론은 그 점에 관해 관심을 안 가진다"며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냐"고 언론을 비판하며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내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이를 두둔하며 파장을 더욱 키웠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SNS에 "그냥 보통 명사가 된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시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애완견이라고 높여줘도 똥오줌 못 가리고 그냥 발작 증세를 일으킨다"고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문제가 되는 보도 사례들을 나열한 뒤 이런 행태는 애완견으로 불릴 만하다고 말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애완견 등은) 학교, 언론계, 정치사회학자도 두루두루 쓰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과방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일단 이런 말을 들으면 언론이 기분이 나쁘겠지만 대다수 언론이 그런 것"이라며 "대다수는 이런 말을 들어도 사실 할 말이 없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언론이 보도를 잘 안 한다는 것이 국민적 인식이고 기레기라는 말이 안 없어지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까지 사흘 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추가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그는 다만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한 결백함만을 주장했다. 그는 "증거고 뭐고 다 떠나서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난 주장을 검찰이 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가겠다고 돈을 수십 억씩 대신 내달라고 하면 중대범죄, 뇌물죄인데 이화영 부지사가 그걸 요구했다는 것인가. 이 부지사가 바보거나 정신이 나갔나"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가 북한을 지원하려면 도지사 결재도 받아야 하고 의사결정, 예산편성에 몇 달은 걸린다"며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 10월에 (현금지원) 약속을 받고서 11월에 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느냐고 화를 냈다는 건데, 북한도 바보인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라"며 "판단은 역사와 국민이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는 "우리는 지금까지 대표자 몇몇 사람들의 힘이 아니라 이름도, 명예도, 권력도 없이 현장에서 힘써온 민초들의 힘으로 국가 발전, 또 민주당의 발전을 이끌어냈다"며 "이름 있는 사람이든, 이름 없는 사람이든, 권력이 있는 사람이든, 권력이 작은 사람이든 차별 없이 닥닥 긁어서, 있는 힘을 전부 모아서 이 거대한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 그 국가 또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또 책임지고 헌신하는 과정들이야말로 그 공동체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국민들께 우리가 보여줄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중앙위는 이날 당대권 분리 예외조항, 원내경선에 당원투표 결과 반영 등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84.2%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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