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소똥의 변신… ‘녹조라떼’ 주범에서 발전 연료로

손덕호 기자 2024. 6. 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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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 정도로 사용되었던 우분(牛糞·소똥)이 석탄을 대신해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로 사용된다.

그동안 우분은 퇴비로 사용하려 땅 위에 쌓아뒀다가 내린 빗물에 녹아 강으로 흘러 들어가 이른바 '녹조라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이곳에서는 지난 3일부터 우분을 혼합한 고체 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우분을 연료로 쓸 수 있게 되면 퇴비가 아닌 다른 처리 방법이 생긴 것이어서 녹조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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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왕겨 혼합해 고체연료 만들어
열병합발전소에 연료로 공급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작년 6월 16일 오후 녹조 예방 차원에서 경남 김해시 하천변 주변에 야적된 퇴비의 적정 관리를 당부하고 덮개를 설치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퇴비 정도로 사용되었던 우분(牛糞·소똥)이 석탄을 대신해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로 사용된다. 그동안 우분은 퇴비로 사용하려 땅 위에 쌓아뒀다가 내린 빗물에 녹아 강으로 흘러 들어가 이른바 ‘녹조라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환경부는 17일 전북도와 전북김제완주축산농협이 우분에 톱밥과 왕겨 등 보조 원료를 혼합해 고체 연료를 생산하는 실증시설을 구축한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지난 3일부터 우분을 혼합한 고체 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우분은 돈분(豚糞·돼지 똥)과 달리 고형물 함량이 높이 현재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에서 사용하는 정화나 바이오 가스화 방법으로는 처리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우분은 개별 농가에서 미생물로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어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낙동강에서 매년 발생하는 녹조의 원인으로 우분을 지목하고, 야적 퇴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농가가 퇴비를 만들려 우분을 발효시키겠다며 강 인근 땅 위에 쌓아놓았다가 비가 내리면 질소와 인 등 영양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돼 녹조가 발생하게 된다. 환경부는 지난 4월에도 4대강 주변 약 400곳에 쌓여 있는 야적 퇴비를 수거하고, 사유지에 쌓인 퇴비는 덮개를 보급해 빗물에 쓸려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녹조 대책을 발표했다.

우분을 연료로 쓸 수 있게 되면 퇴비가 아닌 다른 처리 방법이 생긴 것이어서 녹조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농가마다 배출하는 우분의 성상이 다양해 고체화시키더라도 발열량 기준을 맞추기 어려웠다. 전북도가 자체 연구한 결과 우분에 톱밥, 왕겨 등 지역 농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혼합하면 발열량 기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고체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가축 분뇨로 고체연료를 제조할 때 다른 물질을 혼합할 수 없게 한 규제에 가로막혔다. 정부는 전북 정읍·김제·완주·부안에서 이런 처리 방법이 한시적으로 가능하도록 ‘가축분뇨법’ ‘폐기물관리법’ 규제 특례를 적용했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분 고체연료화가 사업성이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김제자원순환센터는 우분 50% 이상과 보조원료 50% 미만을 혼합한 고체연료를 하루 8t 생산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열병합발전소에 연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 유역에서 하루 680t발생하는 우분을 활용하면 하루에 연료 163t을 생산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244t 저감할 수 있다. 축구장 8250개 면적의 땅에 30년생 소나무 5만9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새만금호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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