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하이트진로 ‘진로의 대중화’로 소주 해외 매출 5000억 노린다
브랜드명 JINRO 활용한 제품 전 세계 확대
유흥 시장 영업 본격화·제품도 다각화
황정호 “모든 소비자가 일반 소주 즐기게 할 것”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
다음 달이면 100살이 되는 하이트진로가 세운 목표다. 지난해 회사의 소주 수출액(602억원)과 비교하면 8배 이상 크다. 2016년 선포한 글로벌 비전 ‘소주의 세계화’의 다음 단계로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내걸고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대폭 늘리겠다는 포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군 모벤픽 호텔에서 진로의 대중화 글로벌 비전 선포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는 기념사에서 “지금까지는 전 세계에 소주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올해는 진로를 주축으로 하이트진로가 세계 주류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대중화를 내세우면서 소주의 세계화 발표 당시보다 판매 목표치도 더욱 높게 잡았다. 소주의 세계화 비전 발표 당시 소주 해외 판매량 목표치는 2017년 8700만 병(이하 1년 기준)에서 2024년 1억8600만 병으로 약 2배 증가하도록 설정했으나, 2030년에는 올해 목표치의 3배에 달하는 5억1000만 병을 목표로 정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목표치 역시 기존에는 571억원에서 1585억원으로 약 2.8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설정했으나, 2030년에는 올해 목표치의 3배 이상으로 높였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세계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소주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일정 규모의 시장을 창출했다고 판단해 이처럼 공격적인 목표치를 설정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부터 해외 소비자들이 녹색병의 소주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낮은 도수에 과일 향을 첨가한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일반 소주를 함께 운영하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해 왔다.
또 국가 전역으로 진출이 용이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 채널을 먼저 공략하여 2019년 62.9%였던 가정 채널 수출 비중을 지난해 71%까지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케이(K)-팝 콘서트, 각국의 축제, 스포츠 구단 스폰서십 등 소비자 인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연간 소주 수출량이 5만 병 이상인 곳을 전략 국가로 삼으며 이러한 활동들을 진행해 왔는데, 2017년 일본·중국·미국·베트남 등 8개국에 불과하던 전략 국가 수는 올해 17개국으로 늘어났다. 소주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도 높아져 2022년 유로모니터가 해외 12개국 소비자 5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주에 대한 설명 및 사진을 보고 소주를 안다고 응답한 비율은 88.6%에 달했다.
하이트진로의 전략 국가 중 소주를 판매하는 가정 채널은 2020년 약 10만 곳에서 지난해 18만 곳으로 증가했고, 공식 수출국 수도 86곳까지 늘었다. 이러한 확장세에 힘입어 2017년 대비 2022년 전 세계 소주 판매 규모는 약 2.5배 확대됐고,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소주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은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확장세에 더해 수출량 증대를 목표로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베트남 북부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 약 8만2000㎡ 면적의 부지에 지어지는 공장으로, 2026년까지 완공하여 1차 목표로 연간 100만 상자(2000만 병)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일소주의 맛이나 제품의 도수 역시 다양화하여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그간 가정 채널에 집중했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유흥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부터 브랜드 인식 제고를 위해 일본에서 판매 중인 진로 소주를 전 세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진로 소주는 참이슬이나 진로이즈백과는 달리 제품 라벨에 붉은 글씨로 진로(JINRO)라고 적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그동안은 과일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상품을 운용해 왔기에 소비자들도 맛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제품을 소비하실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해외 소비자들도 일반 소주를 즐기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 소주의 사명감을 갖고 ‘진로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들과 늘 함께하며 삶의 즐거움을 나누는 앞으로의 100년을 설계해 나가겠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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