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인미수범, 테이저건 맞은 뒤 돌연사…“경찰 과실 없음” 결론

경찰 출동 시 흉기를 든 채 아들에 올라타…테이저건 발사

테이저건. 게티이미지뱅크

경찰 테이저건에 맞은 50대 피의자가 돌연사한 이유가 ‘급성 심장사’인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검거돼 조사받던 중 숨진 50대 남성 A씨의 사망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의 사망 원인이 ‘외부 자극에 따른 급성 심장사가 우선 고려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 따른 것이다.

급성 심장사는 사망시간이나 양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 1시간 내 의식소실과 함께 심장 이상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극도의 공포와 분노, 흥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테이저건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4월 23일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별거 중이던 가족의 집으로 찾아갔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아파트 계단에 숨어있다가 외출 후 돌아온 30대 딸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딸은 연신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방 안에 있다가 이 소리를 들은 30대 아들이 거실로 나오면서 A씨와 대치했다. A씨의 관심이 아들로 향해 있는 사이 집에서 탈출한 딸이 경찰에 신고했다. 그 사이 A씨는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아들 몸 위에 올라탄 채 흉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경찰은 A씨에게 총기와 테이저건을 겨누며 “흉기를 버리라”고 지시했지만, A 씨는 “쏴볼 테면 쏴 보라”는 식으로 불응했다.

피해자 생명이 위태롭다고 판단한 경찰은 A씨 등에 테이저건 1발을 발사해 검거했다. A씨와 피해자가 가까이 있어 총기는 발포하지 않았다.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는 경찰서로 옮겨져 조사받던 중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날 오후 7시 30분쯤 숨졌다.

당시 경찰이 A씨에게 사용한 테이저건의 전압, 전류 등을 확인한 결과 정상 범위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자 생명이 오갈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테이저건을 사용한 것이 적절했다고 보고 관련자 문책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A씨의 급성 심장사에 대해 “심근병증 기저질환과 골절, 흉통 등 급성 심장사의 여러 유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의자인 A씨가 숨지면서 이번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