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발목 잡은 에리크 얀자의 왼발 대포알 동점골’ 슬로베니아, 무려 24년 만의 유로 골
슬로베니아는 유럽 축구 변방이다. 동유럽 축구의 강호였던 사회주의 국가 유고슬라비아에서 1991년 독립을 선언한 뒤로 강호들이 즐비한 유럽축구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월드컵에 도전해 본선 진출은 2회(2002·2010) 뿐이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 본선행은 2000년 첫 진출 이후 무려 24년의 감각젹인 복귀 무대였다.
슬로베니아가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덴마크와의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 1무4패로 밀린 강팀 강팀 덴마크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전반 17분 먼저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에리크 얀자의 왼발 대포알 중거리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얀자의 골은 유로 2000 대회 당시 포르투, 올림피아코스, 발렌시아 등 명문클럽에서 주가를 높인 즐라코 자호비치 이후 24년 만의 유로 대회 득점이다.
슬로베니아는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럽 최정상급 골키퍼로 평가받는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지키는 골문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의 타깃이 되고 있는 벤자민 세스코(라이프치히), 그리고 야카 비욜(우디네세), 요지프 일리치치(마리보르) 등을 앞세워 이변을 꿈꾼다. 세르비아는 잉글랜드, 덴마크, 세르비아와 C조에서 경쟁한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세스코는 덴마크 수비에 고립돼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18차례 공을 잡힌 했지만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터치하지 못했다. 그러나 컴팩트한 역습 상황에서 두 번의 엄청난 슈팅을 보여줘 왜 자신이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지를 증명했다.
세스코는 전반 15분 역습 때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수비수가 집중된 사이 빈틈을 노린 중거리 슈팅으로 덴마크 골문을 위협했다. 슈팅은 골대 왼쪽을 살짝 빗나갔다. 후반 30분에도 동료가 몸싸움 끝에 떨군 공을 비슷한 지역에서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골대를 강타했다. 축구 전문매체에서는 “세스코는 슬로베니아 대표팀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라며 “슬로베니아가 득점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더 많은 실수를 하도록 하면서 최고의 공격수를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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