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엔비디아'를 담을 때"…쏟아지는 'AI 로봇' ETF

이지효 2024. 6. 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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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로봇 시장이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초까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자금을 활용한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섰던 자산운용사들은 AI·로봇으로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로봇 ETF가 우후죽순 등장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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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 대전' 다음은 'AI 로봇'
자산운용사 ETF 격전지 바뀌었다

인공지능(AI)·로봇 시장이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랠리가 국내외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서다. 올해 초까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자금을 활용한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섰던 자산운용사들은 AI·로봇으로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25일 'KODEX 미국AI테크TOP10'를 상장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물론, 알파벳, 애플, 아마존 등 AI·로봇 관련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특히 빅테크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ETF 상품 중에 유일하게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편입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다음달 중순 'SOL 미국AI전력인프라'를 출시한다. AI·로봇 테마에서 확장해 데이터센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데이터 전문 서버 업체인 버티브홀딩스를 비롯해 전력 회사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등을 편입할 예정이다.

AI·로봇 ETF는 올해 초부터 주목받고 있다. 주도주인 엔비디아가 올해 들어서만 173% 이상 급등하면서다. AI 테마의 열기가 달아오르자 올해 상반기에만 관련 테마 ETF가 4종 출시됐다. 4월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5월 'SOL 미국AI소프트웨어'. 'KOSEF 의료AI',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등이다.

이달과 다음달 2종의 ETF가 추가로 상장하면 국내 AI 로봇 관련 ETF는 16개로 늘어난다. 자산운용사들은 엔비디아 등 AI·로봇 관련주를 담는 것에서 나아가 테마를 세분화하거나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해 상품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파킹형 ETF'로 불리는 단기 금리형 ETF 출시 붐이 AI·로봇 테마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국내 파킹형 ETF는 총 18종이다. 지난해부터 불안한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으로 늘어난 대기성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지난해 11개의 파킹형 ETF가 출시됐고, 올해에도 3종이 상장됐다. 올해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AI·로봇 ETF가 6종에 달하는 만큼 파킹형 ETF를 넘어선 인기몰이 중이라는 평가다.

수익률도 선방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는 13.13%를 기록했다.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TIMFOL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등 다른 ETF도 각각 10% 이상의 수익을 냈다.

대부분 엔비디아의 비중이 커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의 엔비디아 비중은 12.22%에 달한다. TIMFOL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역시 엔비디아를 11.99% 편입한다.

전문가들은 AI·로봇이라는 증시 테마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ETF의 출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수 주식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AI 랠리를 방해하거나 중단시키는 요인은 아니"라면서 "엔비디아가 AI·로봇 테마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라면 엔비디아 비중을 고려해 ETF를 선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로봇 ETF가 우후죽순 등장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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