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뛰자 "자사주 팔자" 은행원 들썩…CEO 주머니도 '두둑'

김남이 기자 2024. 6. 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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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묵혀둔 자사주를 꺼내 파는 은행원이 늘고 있다.

소득공제 등을 이유로 꾸준히 사놨던 은행주가 박스권을 뚫고 오르자 은행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이에 은행원 중에는 소득공제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월 30만~40만원씩 꾸준히 매입하곤 했다.

회사도 지원금 등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장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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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은행주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묵혀둔 자사주를 꺼내 파는 은행원이 늘고 있다. 소득공제 등을 이유로 꾸준히 사놨던 은행주가 박스권을 뚫고 오르자 은행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책임경영을 목표로 주식을 사놓은 CEO들의 주머니도 넉넉해졌다.

KB금융의 17일 종가는 7만8300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 34.8% △신한금융 15.1% △우리금융 7.3% 올랐다. 최근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지만 올해 코스피 상승률이 3.3%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오름세다.

은행주는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이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대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신한금융은 올해 들어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최근 조정장에도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주가 오르면서 우리사주를 오랫동안 보유 중인 은행원들도 들썩이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 등을 통한 우리사주 보유는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액면가 기준 1800만원(액면가 5000원일 경우 3600주)까지 배당소득세도 내지 않는다.

이에 은행원 중에는 소득공제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월 30만~40만원씩 꾸준히 매입하곤 했다. 회사도 지원금 등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장려 중이다. 과거 상여금을 주식 형태로 나눠 준 경우도 있다.

많게는 수천만원 어치를 보유 중인 자사주가 오르자 매도 행렬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있는 주식을 자기주식계좌로 인출하는 과정 등을 통해서 시장에 매도할 수 있다. 한때 일부 금융그룹에서는 인출자가 몰려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지난 1분기말 신한금융의 우리사주조합이 보유 중인 주식수(조합계정 제외)는 2601만8646주로 지난해 말 대비 55만2112주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우리사주가 증가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증가분을 제외하면 3개월 사이 162만8219주가 인출됐다.

우리금융도 우리사주조합(우리은행 포함)이 보유 중인 주식이 275만9607주 감소했다.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9.18%에서 8.92%로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주가 박스권을 횡보하는 경우가 많아 몇 만원 이상 주가가 오르면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회사마다 있다"며 "올해 주가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가면서 매도를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책임경영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CEO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현재 신한금융 주식 1만8937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6월 1주당 3만4350원씩 5000주를 매입했는데, 당시보다 주가가 34.5% 상승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 4월 5000주를 주당 4만2000원에 추가 매수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난해 9월 하나금융 주식 1000주를 3만9500원에 매수해 현재 총 2100주를 보유 중이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이 행장이 매입한 시기와 비교해 48.1% 상승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자사주를 1만132주 보유 중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9월 우리금융주식을 1만주 매수했다. 당시 매수금액(1만1880원)보다 주가는 17.4% 올랐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5000주를 7만7700원에 매수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크게 상승한 이후라 현재와 비교하는 평가가치 상승률이 크지 않다.

B은행 관계자는 "자사주 매물이 너무 많아 주가가 잘 안 오른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며 "배당을 통한 수익도 쏠쏠한 편으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에서 계속 보유하고 있는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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