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초음파 통과 ‘창문’ 설치…뇌 움직임 들여다본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창문’ 내고 초음파 쏴
혈류량 측정해 특정 상황 속 뇌 활성화 파악
미국에서 사람 두개골에 초음파가 통과할 수 있는 일종의 ‘창문’을 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창문을 통해 초음파를 쏴 머리의 혈류량을 측정하면 뇌 어느 부위가 어떤 자극에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번 연구가 고도화하면 머릿속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기술이 현실 앞으로 바짝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기술전문지 라이브 사이언스 등은 미 캘리포니아공대 연구진이 사람의 뇌 특정 부위가 어떤 자극에,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래이셔널 메디슨’에 실렸다.
연구진이 사용한 핵심 기술은 초음파 발생장치, 그리고 초음파를 두개골 안쪽으로 쉽게 전달해주는 보철물이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이 된 한 남성의 뇌에서 ‘후두정 피질’과 ‘운동 피질’이라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몸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부위다.
연구진은 초음파를 실험 대상자의 머리에 쏴 특정 자극이 있을 때마다 후두정 피질과 운동 피질을 흐르는 혈류량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확인했다. 혈액에는 산소와 영양소가 다량 녹아 있기 때문에 혈류량이 많으면 해당 뇌 부위가 그만큼 활성화됐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혈류량 측정 과정에서 실험 대상자에게 기타를 치게 하거나 비디오 게임을 즐기도록 했다. 뇌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혈류량 변화 관찰을 더 용이하게 한 것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실험 대상자 뇌의 혈류량 변화를 영상화했다”며 “변화 정도를 통해 뇌 활동이 언제, 어떻게 변하는지 추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초음파는 원래 두개골을 잘 통과하지 못한다. 단단한 뼈가 장벽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장벽을 초음파가 잘 통과할 수 있도록 연구진은 특수 보철물을 실험 대상자 머리에 붙였다.
특수 보철물의 정체는 일종의 투명 창문이다. 실험 대상자가 된 남성은 머리에 외상을 입어 두개골 일부를 제거한 상태였다. 두개골 손상 부위를 대개는 티타늄 같은 불투명한 소재로 막지만, 연구진은 초음파가 잘 통과할 수 있는 물질인 ‘폴리메틸 아크릴레이트’로 메웠다. 폴리메틸 아크릴레이트는 투명하고 단단한 플라스틱이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뇌의 움직임을 영상화할 수 있지만, MRI 촬영 중에는 실험 대상자가 신체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초음파로 뇌 속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의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뇌와 컴퓨터가 직접 연결돼 향후 사람의 생각과 의도만으로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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