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민주 11-국힘 7 배분 합당”…‘상임위 독식’ 시나리오 선긋기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국회 원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여야에 “6월 임시국회를 국회법에 따라 운영하려면 남은 시간이 제한적이다.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조속한 원 구성 협상을 거듭 주문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 질문을 원활하게 수행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법상 2·4·6월 임시회에서 대정부질문을 실시하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매해 첫 임시회에서 실시한다. 이번 6월 임시회는 7월4일까지다. 우 의장은 이날 구체적인 시한을 밝혀진 않았지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주 내로 협상을 매듭지으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여야에 (원 구성 협상) 결론을 빨리 내달라고 요청한다. 머지않은 시간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임위 일정도 거부 중인 국민의힘에는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당이 소수당이라는 사실이 책임을 덜어내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우 의장은 여야 간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선 “그동안의 과정과 국민 눈높이를 종합적으로 살필 때 상임위 배분은 제1당이 11개, 제2당이 7개가 합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 원칙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국민은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바람직하게 여긴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는다는 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상임위원장을 11대7로 정하고 조속히 원 구성을 마치는 게 최선의 길”이라며 여야 간 협상 불발시 거론되는 ‘18개 상임위 민주당 독식’ 시나리오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우 의장은 또 국무위원 등 정부 관계자가 야당 주도의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은 점을 두고선 “국회법에 따라 소집된 상임위에 국무위원이 불참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서 해야 하는 산적한 현안의 무게가 태산 같은데, 국회를 경시하고 배척하는 태도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