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 경합주 2곳서 트럼프 흑인 지지율 소폭 올라
"바이든 지지도 하락했지만 트럼프 아닌 제3의 후보 선택, 반사 이익 덜해"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미국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니이아 2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흑인 지지율이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흑인 지지율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낙 압도적인데다, 바이든 지지를 원하지 않는 흑인 유권자라도 투표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고, 제3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아 여전히 흑인층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보도에 따르면, USA투데이와 서퍽대학이 미시간 및 펜실베이니아 2개 주에서 흑인 유권자 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13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은 여전히 응답자 대다수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선택 대상이지만, 트럼프는 대부분 피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56.2%, 미시간에서는 54.4%의 지지율을 보였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0.8%, 미시간에서는 15.2%의 지지율을 보였다.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는 전국 흑인 유권자의 92%가 바이든에게 투표했는데 USA투데이는 이를 근거로 바이든에 대한 흑인 유권자 지지도도 하락했지만, 트럼프 역시 반사이익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해석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대부분의 흑인 유권자는 투표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나 코넬 웨스트와 같은 제3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주의 유권자들은 바이든이나 트럼프보다 제3당 후보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높았으며, 14%는 아직 지지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오른 것은 선거캠프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미시간주에서 흑인 유권자의 15%,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1%가량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는 2개 주에서 흑인 유권자로부터 10% 미만의 득표율을 보인 바 있다.
또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를 상대로 한 성추문 입 막음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34건의 중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미시간주 흑인 유권자의 64%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반면, 9%는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5%가 지지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했고, 5%만이 지지할 가능성 더 높다고 응답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입막음과 관련해 업무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말 유죄판결을 받았다. 대니얼스는 2006년 트럼프와 성적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할 예정으로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서 이뤄졌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한편, 두 주의 유권자 대다수는 '인플레이션/경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은 작은 차이로 선거 승패가 엇갈리는 경합주로, 2020년 미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두 주 모두에서 50%가 조금 넘는 득표율로 배심원단을 모두 가져갔다. 올해 선거인단수는 전체 538명 중 펜실베이니아가 지난 선거 대비 1명 감소한 19명, 미시간이 1명 감소한 15명이다.
정치분석 사이트 538의 여론조사 종합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전 기준 펜실베이니아에서 1.6%포인트, 미시간에서는 0.6%포인트 차이로 두 주 모두 바이든에 앞서고 있다. 미 전역 지지도에서는 트럼프가 바이든에 1.1%포인트 앞서 있다.
트럼프는 이번 흑인 유권자 여론조사 보도에 앞선 15일 미시간주 유세에 나서 디트로이트 시내의 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교회를 찾아 원탁 회의 형식의 모임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는 이달 27일 첫 번째 대선 TV 토론회를 앞두고 있으며, 두 번째 토론회는 9월로 예정돼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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