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나올 의사 1% 때문에 환자 죽게 둘건가"···'휴진 거부' 명의의 일침

최인정 인턴기자 2024. 6.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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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의료계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한 뇌전증 전문 교수(신경과)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의사단체 집단 휴진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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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위원장, “내 아들, 딸이 전공의라면 복귀하라고 설득할 것”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17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들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의료계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한 뇌전증 전문 교수(신경과)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의사단체 집단 휴진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밝혔다.

이 협의체는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 등과 함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추진하는 집단 휴진에 불참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내 뇌전증 분야 최고의 명의로 꼽히는 홍 위원장은 기고문을 통해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직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상황을 짚었다.

홍 위원장에 따르면 뇌전증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진다. 그런데 전공의 집단이탈이 장기화하면서 현재 뇌전증 수술 건수는 평상시의 40%도 미치지 못하고, 대부분 뇌전증 수술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그러면서 홍 위원장은 의사단체들이 집단 사직과 휴진의 이유로 꼽은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두고는 "10년 후에 나올 1509명(2025년 증원분) 의사는 그때 전체 의사의 1%에 해당하는데, 1%가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물은 뒤 "10년 후에 증가할 1%의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들이 죽게 내버려 두어도 된다는 말인가.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홍 위원장은 의대생 학부모들에게 “내 아들, 딸이 의대생, 전공의라면 빨리 복귀하라고 설득할 것”이라며 “자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라신다면 어떤 충고를 하셔야 할지 고민해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홍 위원장은 “의사로서 아들, 딸과 같은 내 환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의사는 사회의 등불이 돼야 한다. 각 전문과 의사는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의사의 책임과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최인정 인턴기자 injung9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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