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정훈, 녹취 공개하며 “이재명 위증교사”···민주당 “있는 대로 말해달란 것”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재판받는 ‘위증교사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음성이 담긴 녹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과 관련해 이 대표와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 자료를 공개하며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있는 그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이 거짓증언 강요인가”라며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2018년 12월 이 대표와 김씨가 세 차례에 걸쳐 통화했던 내용을 4분 분량의 영상으로 편집해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위증교사 사건은 당시 이 대표가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김씨에게 위증해달라고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녹취에서 이 대표는 “주로 내가 타깃이었다”며 “이게 지금 매우 정치적인 어떤 배경이 있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있는 대로 진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너는 봐줄게. 이재명이가 한 걸로 두자’ 이런 걸로 정리가 돼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김씨에게 “기억을 좀 되살려서 기회가 되면”이라며 “우리 시장님을 모시고 있던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한 번 얘기를 해 주면 그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변론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리겠다”며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기억도 되살려보시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공개한 녹취에 대해 “이 대표는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거 이게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며 위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희생당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주입시켰다”며 “김씨가 과거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스스로 변호하기 위해 만든 논리대로 증언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녹취 입수 배경에 대해 “녹취록은 검찰의 백현동 수사 과정에서 김씨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씨 전화에 담겨있던 내용이 증거자료로 확보돼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라며 “저는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 경로로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당 정치인의 녹음파일 공개는 검찰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박 의원이 공개한) 녹음파일은 사건 당사자로부터 압수하여 확보한 것으로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고, 피고인들의 변호인측이 열람등사신청을 해 피고인 측에 제공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있는 대로 말해달라’고 한 것이 어떻게 위증교사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없는 사실을 말해달라는 것이 거짓증언 강요이지 있는 그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이 거짓증언 강요인가”라며 “있는 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은 법률로 보호되는 방어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정훈 의원은 야당 대표의 발언을 거짓증언 강요라고 매도한 데 대해서 즉각 사과하라”며 “위증교사 증거라고 신나게 들이민 녹취록은 대체 어떻게 취득했는지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