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목소리’로 채운 2시간…이두헌 “50명만 늘 와주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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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새벽기차'로 출발했다.
16일 서울 중구 다동 시케이엘(CKL)스테이지에서 이두헌은 밴드 없이 혼자 무대에 올라 통기타와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의 공기를 흔들었다.
"어디서 공연하든 50명만 늘 와주는 게 꿈입니다. 정미소, 차밭, 막걸리도가 등 어디서든 저를 응원해주는 여러분이 돼주리라 믿습니다. 계속 노래하며 제 길을 가겠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설국열차처럼 이두헌은 기타와 목소리로만 펼치는 솔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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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어둠을 뚫고 떠나는 새벽기차는/ 허물어진 내 마음을 함께 실었네”
공연은 ‘새벽기차’로 출발했다. 밴드 다섯손가락의 1985년 데뷔 앨범 타이틀곡. 이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기타를 연주한 이두헌의 가요계 데뷔곡이기도 하다. 16일 서울 중구 다동 시케이엘(CKL)스테이지에서 이두헌은 밴드 없이 혼자 무대에 올라 통기타와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의 공기를 흔들었다.
“오늘은 기타 한 대로만 연주하고 노래합니다. 혼자 하니 생각보다 외로운데,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외로움입니다. 기댈 곳 없는 무대에 서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나를 외로움 속에 던져놓고 좀 더 잘하고 싶어서 혼자 섰습니다.”
그는 다섯손가락의 히트곡 ‘이층에서 본 거리’ ‘풍선’ 등도 통기타 반주로 노래했다. ‘풍선’ 때는 관객들도 흥겹게 ‘떼창’을 했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리메이크로도 유명한 ‘풍선’에 대해 이두헌은 “만화잡지 ‘보물섬’에서 김동화 작가의 ‘요정 핑크’를 보고 가사를 쓴 것”이라고 뒷얘기를 전했다.
이두헌은 ‘맑은 하늘이 보고 싶어’ ‘고호의 귀’ 등 다소 낯선 곡들도 많이 불렀다. 그는 “‘새벽기차’ ‘풍선’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등을 들려드리는 게 편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겹다. 저는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래를 만들고 있다. 옛날 얘기만 반복하기보다는 못 들으셨던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이두헌은 ‘마중 그리고 배웅’을 부르기에 앞서 “미국 유학 시절 세살배기 아들을 공항에서 한국으로 보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만든 노래”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태어날 때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과 함께, 세월이 흘러 아들이 나를 배웅하게 되면 너무 슬피 울지 말라는 당부도 담았다. 그는 “어제 공연에 온 아들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서 너무 울었다. 오늘은 안 울겠다”고 했지만, 1절을 부르고는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쏟았다. 객석에서도 훌쩍이는 소리가 잇따랐다.
이두헌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의자에 한 번 앉지 않고 2시간 동안 20여곡을 노래했다. 악보나 가사가 나오는 프롬프터도 없었다. 그는 “공연 날이면 집에서 2시간, 리허설 2시간, 본공연 2시간, 도합 6시간을 노래한다. 충분한 연습 덕에 이젠 오래 노래해도 목이 쉬지 않는다”고 했다.
공연 막판에 그는 말했다. “어디서 공연하든 50명만 늘 와주는 게 꿈입니다. 정미소, 차밭, 막걸리도가 등 어디서든 저를 응원해주는 여러분이 돼주리라 믿습니다. 계속 노래하며 제 길을 가겠습니다.”
이두헌은 앙코르 마지막 곡으로 지난 5일 발표한 새 앨범 ‘싱크스’의 타이틀곡 ‘부탁’을 불렀다. ‘새벽기차’와 같은 코드 진행에다 멜로디를 새로 붙이고, 간주에 ‘새벽기차’ 오마주를 넣은 노래다. 가장 오래 전 발표한 노래로 문을 연 공연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신곡으로 문을 닫았다. 수미상관을 이루는 두 노래는 끝나지 않는 순환구조로 이어지는 듯했다.
멈출 줄 모르는 설국열차처럼 이두헌은 기타와 목소리로만 펼치는 솔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7월6~7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구름아래소극장에서 다섯손가락의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선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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