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 우협에 에어인천…하반기 절차 마무리

정민주 2024. 6. 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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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 체결…한국판 DHL 탄생
에어인천, 항공화물 7위→2위…1조원대 매출 눈앞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화물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게 되면서 대한항공도 한시름 놓게 됐다. 대한항공은 내달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유럽 경쟁당국(EC) 심사 승인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기존의 경쟁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국가기간산업인 항공화물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면서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인천, 매출·수송실적·직원규모 모두 2위로 껑충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 때부터 적임자로 평가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양사 합병으로 생길 독과점을 우려한 EC에서 내건 기업결합 조건인데, 화물 항공운송 사업에서 경쟁을 유지할 만한 인수자를 찾는 게 관건이었다. 지난 4월 본입찰에 뛰어든 항공사 중 화물사업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곳은 에어인천이 유일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에어인천은 국내 유일 항공화물 전용 항공사다. 12년 업력으로 운송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 현재 B737-800SF 4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국제선 화물만 취급 중이다. 그간 DHL을 비롯해 글로벌 물류사와 해외 정기운항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관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져오기도 했다. 화주 특성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항공화물사업 경쟁성을 유지하고 발전할 항공사"라며 "역량있는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동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마치면 단숨에 업계 2위 항공화물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항공화물 수송실적에서 에어인천은 국적 항공사 중 7위(3만9000톤), 아시아나항공은 2위(72만5000톤)다. 업계 1위 대한항공은 지난해 146만4000톤을 운반했다.

매출의 경우 1조6000억~1조7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연 매출은 1조6071억원, 에어인천은 707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단순 합산만 해도 1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 규모가 지난해 741억2000만 달러(약 102조2485억원)에서 2031년 1623억9000만 달러(약 224조17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의약품 등 정시성을 요구하는 화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한한다는 분석이다.

에어인천 보유 항공기는 현 4대에서 15대로 늘어나게 된다. 현 700~800명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관련 직원들이 모두 넘어간다고 가정하면 에어인천 직원은 현 170명에서 900명대까지 확대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장기간으로 항공화물은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흡수하면 연매출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아시아나항공 화주들을 계속 유지하거나 확대해 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이 보인다

예상보다 더뎠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진전을 보이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 대로 EC 최종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제 남은 건 미국 승인이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선행 절차가 오는 10월이면 끝날 것으로 보고 미국 당국과 경쟁 제한성 해소 조치에 관한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다 이후 실질적 통합을 실시할 구상이다. 동시에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 3사 통합 절차도 구체화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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