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성공해도 FDA 승인은 5%뿐…“실험 설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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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시험한 치료법 중 5%만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동물실험을 인체 대상 임상시험과 비슷하게 설계하거나 장기 칩(organ on a chip), 오가노이드(organoid)와 같은 동물대체시험법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조사한 치료법들은 동물실험 단계에서 절반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 인체 대상 임상시험까지 진행됐으나, 실제 시장에 나온 것은 20건 중 1건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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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과 비슷하게 설계하거나 대체법 사용”
동물에게 시험한 치료법 중 5%만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동물실험을 인체 대상 임상시험과 비슷하게 설계하거나 장기 칩(organ on a chip), 오가노이드(organoid)와 같은 동물대체시험법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벤야민 이나이헨 스위스 취리히대 임상신경과학센터 교수 연구진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동물실험을 거친 치료법이 실제 인간에게 얼마나 적용됐는지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당뇨병이나 폐암에 대한 치료법부터 운동과 같은 비약물 치료법까지 수천 건을 분석했다. 총 367가지 치료법 중 5%만 FDA의 승인을 받고 인간에게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치료법들은 동물실험 단계에서 절반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 인체 대상 임상시험까지 진행됐으나, 실제 시장에 나온 것은 20건 중 1건꼴에 그쳤다.
이나이헨 교수는 “실험 동물은 인간의 정확한 모델이 아니어서 어느 정도의 실패율은 불가피하다”며 “상업적인 관심 부족과 같은 임상 이외의 요인이 치료법 승인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에게 효과가 있었던 약물이 모두 인간에게 효과 있었다고 하더라도 성공률은 25%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동물실험은 ‘현대 의학의 기초’라고 할 만큼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에 흔히 쓰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전임상시험이다. 본격적인 임상시험 단계에 앞서 약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동물에 대한 윤리의식이 커지면서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과 비슷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쥐 실험 대부분은 면역 체계가 확인되지 않은 젊은 수컷에게 한다. 반면 임상시험은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모든 연령대의 남성,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이나이헨 교수는 “2017년에는 몸에 천연 미생물 군집을 가진 야생 쥐가 인위적인 미생물 군집을 가진 실험용 쥐보다 인간과 더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간 세포로 만든 장기 유사체인 장기 칩이나 오가노이드로 치료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명했다. 장기 칩은 플라스틱 기판에 체액이나 혈액이 오가는 미세 회로를 만들고 그 안에 장기 세포를 넣은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장이나 간, 위와 같은 장기처럼 입체 구조로 배양한 것으로, 장기(臟器) 모사체 또는 미니 장기라고 불린다.
이나이헨 교수는 “동물실험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가상실험)으로 치료법의 가능성을 확인하거나, 화학 물질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으로도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며 “아직 동물실험만큼 전신에 미치는 영향을 볼 순 없지만 유망한 방법들”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PLOS Biology(2024),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2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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