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편물에서 나온 ‘12만 명 분’ 마약…국내 뻗친 ‘글로벌’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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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한 국제우편물.
미국에서 필로폰을 밀수한 뒤 국제우편물로 위장해 국내에 유통하려던 이들의 범행이었습니다.
압수한 마약류를 감정한 결과, 검찰은 필로폰이 멕시코에서 제조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중국인 총책이 A 씨와 공모해 미국 내 중국계 마약밀매 조직에 필로폰을 주문했고, 이를 A 씨 일당이 받아 국내 유통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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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한 국제우편물. 뜯어보니 필로폰 3kg이 들어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필로폰을 밀수한 뒤 국제우편물로 위장해 국내에 유통하려던 이들의 범행이었습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이동현)는 오늘(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향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직폭력배 출신 40대 남성 A 씨와 그 지인 등 세 명을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월 16일 국제항공우편물을 통해 필로폰 3kg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여온 혐의 등을 받습니다.
A 씨는 캄보디아에 사는 중국인 총책을 통해 미국 현지에 있는 중국계 마약밀매 조직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주범, 은신처에 숨어있다 3개월 뒤 검거
마약이 발견된 지 열흘 뒤. 해당 국제우편물을 거둬 간 A 씨의 지인이 먼저 긴급 체포됐고, 지난 3월 구속기소 됐습니다.
붙잡힌 지인은 '주범 A 씨의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했는데, A 씨는 수사망을 피해 석 달 넘게 도주했습니다.
검찰은 A 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40대 여성의 통화내용 등을 분석해 대포폰을 파악했고, 과거에도 은신처로 이용한 적이 있는 한 모텔에서 지난달 29일 A 씨를 붙잡았습니다.
해당 여성은 A 씨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고 A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 중국인 총책과 공모 … 국내에 뻗친 '글로벌' 마약 공급망
압수한 마약류를 감정한 결과, 검찰은 필로폰이 멕시코에서 제조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국-캄보디아-멕시코가 연계된 국제 마약밀매 조직 공급망이 우리나라까지 뻗친 실태가 드러난 겁니다.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중국인 총책이 A 씨와 공모해 미국 내 중국계 마약밀매 조직에 필로폰을 주문했고, 이를 A 씨 일당이 받아 국내 유통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국내 추방되고 캄보디아에서 또 … "12만 명 투약 분량"
A 씨와 중국인 총책은 과거 경기도 안산 일대에서 함께 마약류를 유통한 관계였습니다.
이후 중국인 총책은 강제추방됐지만, 캄보디아에서 마약밀수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미국 현지와 A 씨를 중계하는 역할을 한 겁니다.
이들은 통관에서 적발을 피하려고 책이 든 국제우편물 샘플을 같은 주소지로 먼저 보내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국정원과 협력해 중국인 총책이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 3kg을 추가로 찾아냈습니다.
총 6kg의 필로폰이 압수된 건데, 시가 120억 원 상당으로 약 12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입니다.
검찰은 중국인 총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릴 예정입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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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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