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장애인 따로?…시설, 공간은 처음부터 공용으로 마련돼야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서로 함께 지내보지 않으면 어떻게 이해하겠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이가 없음을 난생 처음 실감했다.”
지난 15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예빛섬에서 열린 BDH재단 이사장배 어울림 3X3 휠체어 농구대회에 참가한 남자농구 국가대표 출신 김병철(51)·정영삼(40)이 내놓은 소감이다. 김병철·정영상은 휠체어 국가대표팀 김상열(41)·오동석(37)과 함께 ‘슈팅 투게더’라는 팀을 구성했고 예상 밖으로 2위까지 올랐다.
어울림 3X3 휠체어 농구대회는 장애인 2명, 비장애인 2명이 ‘어울려’ 하는 3대3 농구대회다. 4명 모두 휠체어를 타야 한다. 김병철·정영삼은 지난 3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는 훈련을 열심히 했다. 휠체어를 타는 것은 걸음마와 같다. 휠체어를 굴리느라 손바닥이 까졌고 손가락도 다쳤다.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생겼고 손바닥은 시커멓게 변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 12개팀이 참가했다. 휠체어 농구를 오랫동안 해온 베테랑 비장애인들도 있었다. 진주연 서울시립대 교수(스포츠과학과)와 김재식 청주성심학교 체육교사는 27년째 휠체어 농구를 하고 있다. 둘은 용인대 특수체육학과 시절인 1998년 휠체어 농구를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했다.
진 교수는 “과거 국내에서 열린 모든 휠체어 농구대회는 대부분 장애인과 비장애인 통합으로 진행됐다”며 “지금은 통합 대회가 없고 과거 7개 정도 있던 비장애인 휠체어 농구팀도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현재 5대5 휠체어 농구팀이 전국에 30여개 있다”며 “이것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석박사 공부를 할 때 구입한 휠체어를 지금도 타면서 농구를 하고 있다.
김 교사는 농구 특기생으로 용인대에 입학했다. 농구팀이 해체되면서 휠체어 농구를 접했다. 김 교사는 “휠체어를 잘 조작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면 자동차를 타고 농구하는 기분”이라며 “하면 할수록 휠체어 농구 매력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타면 겉으로는 똑같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대회가 많아져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런던 마라톤은 세계 마라톤 역사상 처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상금을 똑같이 맞췄다. 테니스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테니스는 2002년부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휠체어 테니스를 정식 종목으로 개최하고 있다.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이 창설되기 훨씬 전부터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서기도 했다. 패럴림픽이 생긴 뒤부터는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장애인 선수들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국가대표훈련센터(Japan Natioal Trainning Center )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모든 안내 문구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등하게 제작됐다. 반면 한국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시설과 건물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시설을 구분하고 있다.
장애인 스포츠계 관계자는 “별도 추가 장비와 시설 없이 장애인, 비장애인이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버스 바닥 높이와 보도 블록 높이를 법적으로 맞춘 나라, 장애인도 차별없이 취직할 수 있도록 마트 현금 계산원을 무조건 앉아서 근무하게 법으로 규정한 나라가 있다”며 “우리도 비장애인 시설을 먼저 만든 뒤 장애인 시설을 부가로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쓸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방향을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단식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컨베이어벨트식 통로를 만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며 “비용, 공간이 더 들겠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눈치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과 같은 시설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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