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되는 ‘사법 리스크’, 날카로워진 이재명의 입

손우성·이유진 기자 2024. 6. 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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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기소에 “검찰, 상식에 어긋난 주장”
“이화영이 법 위반도 모르는 바보냐” 격앙
언론 향해 “검찰 애완견” 비판 수위 높여
국민의힘은 위증 교사 혐의 녹취 파일 공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증거고 뭐고 다 떠나서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난 주장을 대한민국 검찰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개 사건의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자, 이 대표의 검찰과 언론을 향한 메시지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종료 직전 추가 발언을 자청해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이다. 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돈을 빼돌려서 북한에 주면 국가보안법 위반,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명색이 참여정부 대북 특사였고, 대북 전문가였고 또 경기도의 대북 인도적 사업을 총괄하는 부지사였던 이화영 전 국회의원이 이런 상식도 모르고 북한에 현금 5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며 “그 사람이 바보인가. 정신이 나갔느냐. 이게 검찰의 주장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를 대납하게 했고,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북한이 요구한 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명목 300만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가 있다며 이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 대표는 이에 “북한에 가겠다고 돈 수십억을 대신 내달라고 하면 중대 범죄인데 그걸 이 전 부지사가 요구했다는건가”라며 “이게 대한민국 검찰이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벌어지는 대한민국 검찰공화국의 실상”이라며 “판단은 역사가, 또 국민이 할 것”이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추가 기소 이후 공식 석상에서 제기된 혐의에 대해 직접 변론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검찰 수사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며 언론을 향한 비판 발언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국정원 보고서에 분명히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을 위한 송금이다, 주가조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추가 기소를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여러분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여당이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 재판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이 대표와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 대표를 향한 음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는 이 나라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될 성역이고 무슨 왕쯤 되냐”며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검찰 애완견 발언은 국회 제1당 대표의 입에 담아서는 안 될 극언”이라며 “민주당의 지금 이 모든 일련의 발언들은 재판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언론의 보도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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