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휴진 첫날 큰 혼란 없었다...“환자 상당수 예정대로 진료”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서울의대 소속 병원 4곳의 집단 휴진 첫날인 17일, 진료 일정 변경 없이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중증·응급 환자가 아닌 경우도 있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병원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상주하면서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2층 순환기내과 진료 대기실에는 약 30~40명의 환자가 대기 중이었다. 총 9명의 교수 중 이날 원래 휴진인 교수 1명과 집단 휴진에 참여한 교수 1명을 제외한 7명의 교수는 모두 정상 진료했다. 한 간호사는 “오전 진료를 보신 교수님은 7명, 오후 진료를 보는 교수님은 4명”이라며 “오후 진료를 하지 않는 교수들이 휴진 때문에 자리를 비운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후 2시쯤 암병원 위암센터·폐암센터·식도암클리닉 대기실에도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보호자 30여명이 대기 중이었다. 진료 예약 변경이나 취소에 대해 항의하거나 진료가 지연된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환자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로비에서 만난 한 병원 직원은 “진료 예약 일정이 변경됐는데도 무작정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2~3명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을 찾은 환자들 대부분은 중증·응급 환자가 아닌데도 진료 일정이 변경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인천에서 고지혈증 약을 처방 받기 위해 6개월마다 서울대병원에 온다는 한 70대 남성 환자는 “이틀 전 오늘 정상 진료를 볼 수 있다는 문자를 받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며 “서울대병원 휴진 사실을 듣고 약 처방도 못 받을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진료는 받았지만 담당 의사가 바뀌었다는 환자도 있었다. 뇌경색을 앓고 있는 남편과 함께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모(70)씨는 “휴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담당 의사가 바뀌었다”며 “6개월에 한 번씩 받는 약이 떨어지면 뇌경색 환자는 큰일 나는데 오늘 정상 진료를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주일 동안 정기 환자 중 미룰 수 있는 환자 미루고, 병원에 교수들이 상주하면서 필요한 환자는 다 진료 볼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다음 주 이후 진료 조정(휴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의대 교수들이 예고한 ‘무기한 휴진’에서 ‘일주일 휴진’으로 사실상 방침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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