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업무용 AI 자체 개발…“외부에 데이터 안 넘긴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엘지(LG)디스플레이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자체 개발해 사내 업무에 도입했다. 외부 인공지능을 쓰면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만큼 독자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엘지디스플레이는 회사에 특화된 생성형 인공지능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업무에 도입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회사가 독자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에 도입한 사례가 알려진 건 네이버를 제외하고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은 엘지디스플레이에 특화된 지식을 학습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모델이다. 가령 특정 제품에 대해 “품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입력하면, 해당 제품과 관련해 축적된 사내 지식을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파워포인트(PPT) 등의 형식을 띤 사내 문서 30만여건이 인공지능에 투입됐다.

회사는 이로써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담당자에게 문의하거나 과거 자료를 찾아봐야 하는 탓에 최장 수개월이 소요됐다면, 앞으로는 몇초 안에 회사 내부에 축적된 모든 노하우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을 쓰는 만큼 회사 데이터가 밖으로 새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같은 외부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 민감한 사내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는 데다 외부 인공지능의 고도화에 활용된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회사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셈이다. 엘지디스플레이는 “독자적인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으로 정보의 외부 유출은 원천 차단하고 임직원 개개인의 업무 역량은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엘지디스플레이의 인공지능이 충분한 성능을 갖출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회사는 엘지 에이아이(AI) 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과 엘지 시엔에스(CNS)의 검색 엔진 ‘키룩’을 활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지금은 검색 영역이 품질과 관련된 주제에 한정돼 있으며, 올해 안에 특허와 안전, 장비, 구매 등의 영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