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휴진' 돌입한 분당서울대병원... 환자들 ‘불안’ [현장, 그곳&]

한준호 기자 2024. 6. 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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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이끌고 일찍 병원에 왔는데 이건 명백히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휴진입니다."

서울대의대 산하 4개 병원의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의 경우 휴진에 참여한 교수는 총 51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연차를 사용해 의사들이 휴진에 나서고 있어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면서도 "예약 환자들은 차질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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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내몰린 환자들 불안감... 담당교수 부재에 진료 못 받아
서울대 의대 교수 이어 의협까지 집단 휴진 예고... 의료대란 우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간 17일 오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노조 게시판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왼쪽 사진은 이날 진료를 기다리는 한 환자 모습. 조주현기자

 

“아픈 몸을 이끌고 일찍 병원에 왔는데… 이건 명백히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휴진입니다.”

서울대의대 산하 4개 병원의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병원. 이곳 진료 대기 장소엔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쓸개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해승씨(82) 역시 숨을 헐떡이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이씨는 수술 경과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병원을 찾았지만 당시 수술했던 의사와 내과 교수의 휴진으로 진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진료를 받지 못한 이씨는 다음 달로 다시 진료 예약을 했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날 서울에서 온 박진석씨(가명·80)는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료일은 19일이었지만 휴진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달려온 것. 박씨는 "의사 파업이 진행되고 있어 오늘 와보고 진료가 불가능하면 다른 병원으로 예약하기 위해 왔다"며 "갑자기 휴진으로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1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실 앞에 ‘의료진 공백으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박소민기자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면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18일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이 예고돼 있어,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진짜 의료대란’이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 967명 가운데 529명(54.7%)이 집단휴진에 동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의 경우 휴진에 참여한 교수는 총 51명이다. 진료 과목별로는 암센터 4명, 혈액종양내과 8명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들이 휴진에 돌입하면서 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진료실 앞엔 ‘의료진 공백으로 인한 진료 지연이 예상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했으며, 병원 측은 환자들의 진료 예약을 다시 잡아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환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병·의원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연차를 사용해 의사들이 휴진에 나서고 있어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면서도 “예약 환자들은 차질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준호 기자 hjh1212@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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