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6명 중 1명은 '수포자'..'중3' 영어 성적은 올라

유효송 기자 2024. 6. 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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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6명 중 1명이 수학 기초학력이 미달 수준인 '수포자(수학 포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이 줄고 학교 현장에서 말하기 등 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중·고생 영어의 학업성취도는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현황과 변화 추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매년 중3과 고2 전체의 약 3%를 표본으로 추출해 실시된다. 국어와 수학, 영어 교과별 학업 성취도는 1~4수준(우수·보통·기초·기초 미달)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9월 이뤄진 이번 평가에는 전국 476개교에서 2만4706명의 중·고교생이 참여했다.
영어 유의미한 상승..고2 17%가 '수포자'
전년(2022년)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중3 영어에서 확인됐다. '기초학력 미달(1수준)' 비율은 8.8%에서 6.0%로 줄었고, '보통학력 이상(3수준 이상)' 비율이 55.9%에서 62.9%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말하기 학습이 저조했던게 활성화되면서 성취 수준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있었다"고 전했다. 고2 학생도 영어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9.3%에서 8.7%로 감소한 반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66.3%에서 70.4%로 늘었다.

교육당국은 통계의 오차를 고려했을 때 다른 지표는 전년과 비슷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통 이상 비율은 중3의 경우 국어 61.2%, 수학 49.0%, 영어 62.9% 등으로 각각 전년보다 2.2%·0.7%포인트(P) 하락했고, 영어에서는 7%P 올랐다. 고2는 국어 52.1%, 수학 55.9%, 영어 70.4%였다. 국어의 경우 1.9%P 하락, 수학과 영어는 각각 0.7%P, 4.1%P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고2 학생들의 수학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4년 연속 증가하면서 수포자 문제는 악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6.6%로, 전년보다 1.6%p 늘어났다.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6명 중 1명 꼴로 있다는 의미다. 2017년부터 표집평가로 바뀐 이후 9.9%로 10% 미만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13.5%로 급증했다. 이후 2021년 14.2%, 2022년 15.0%로 4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고2 국어 1수준 비율은 5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이 비율이 5.0%였지만 이후 △2018년(3.4%) △2019년(4.0%) △2020년(6.8%) △2021년(7.1%) △2022년(8.0%) △2023년(8.6%)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표본오차 구간을 고려하면 중3의 영어 성취도 향상 외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차 구간이 있기 때문에 몇 년 전 자료와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2017년 표집 평가 이후로 통계치 흐름을 보면 '수포자' 문제가 계속 중요해지고 있어 방과후 지도나 기초학력향상 지도를 확대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도농 격차는 확대..중학생 학교생활 만족도 '뚝'
지역 규모별로 보면 고2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중3의 경우 수학·영어에서 대도시의 학업성취도가 읍면 지역보다 높았다. 대도시 중3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0.6%였으나 읍면 지역은 17.9%로 7.3%P 차이를 보였다. 보통 이상의 학업 성취를 달성한 중3 비율도 대도시는 56.2%였고, 읍면 지역은 38.6%에 그쳤다. 영어도 대도시(68.6%)와 읍면(54.4.%) 차이가 14%P 넘게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중3과 고2 국어와 영어에서는 전반적으로 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남학생에 비해 높았다. 수학은 남학생이 다소 높았으나 오차 범위 내였다고 당국은 분석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함께 실시한 학교생활 행복도 조사에서는 행복도를 '높음'으로 답한 중3 비율이 58.6%로, 1년 전보다 4%P 하락했다. 고2는 이 비율이 61.4%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2022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 수준이 높게 나타난 데 이어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지속되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 추이가 일부 완화되고 일부 과목은 성취 수준이 개선되면서 교육개혁을 통한 긍정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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