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도 ‘문송’…SKY서 인문·자연 선발인원 ‘역전’

2024. 6. 17. 14: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 대학 첨단 증원 및 자연계 선발 확대
연세대·고려대 자연계 선발이 더 많아져
서울대는 인문 10명 줄고 자연 300명 늘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첨단 분야 학과 증원 등이 계속되며 주요 대학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신입생 선발 인원의 ‘역전’이 나타났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확대 운영되는 무전공 학과에서도 자연계 ‘쏠림’이 계속되며 인문계 축소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7일 각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려대와 연세대는 자연계열(의과대학 제외) 신입생을 인문계열보다 각각 317명, 80명 많이 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사이 뒤집힌 결과로, 두 대학 모두 2021학년도에는 인문계 선발이 더욱 많았다. 서울대의 경우 2021학년도와 2025학년도 모두 자연계 선발이 많았지만, 인문계 선발이 10명 줄어드는 사이 자연계 선발은 79명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첨단학과 증원에 더해 인문계 소수학과 축소 등이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연세대·고려대 인문·자연 선발 인원 ‘역전’
[자료=고려대]

고려대는 2025학년도 자연계열에서 인문계열(1799명)보다 316명 많은 2116명을 선발한다. 5년 전인 2021학년도에는 자연계열이 1713명으로 인문계열(1815명)보다 102명 적었다.

고려대는 내년부터 운영하는 무전공 학부를 공과계열로 별도로 신설하고, 첨단분야 계약학과를 늘리면서 5년 사이 자연계열 선발 인원이 403명 늘었다. 고려대는 2025학년도 공과대학 내에서 무전공 형식으로 운영하는 별도의 공과대학(65명)과 정보대학 내에 인공지능학과(102명)을 신설한다. 2023학년도에는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스마트모빌리티학부(50명)과 차세대통신학과(30명)을 신설했다.

반면 인문계열에선 같은 기간 미디어학부와 심리학부 선발인원이 각각 10명, 16명 줄고 정경대학이 10명 늘었다.

[자료=연세대]

연세대는 2025학년도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에서 각각 1370명, 1290명을 선발해 자연계열 인원이 80명 더 많다. 2021학년도에는 각각 1125명, 1168명을 선발해 인문계열 선발인원이 43명 더 많았다.

연세대의 경우 5년 사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선발인원이 모두 늘었지만 자연계열 선발 확대 규모가 더욱 컸다. 특히 2022학년도에 20명 정원으로 설립한 인공지능융합대학 선발인원을 2023학년도 34명, 2024학년도 58명으로 확대했다. 올해에는 인공지능융합대학을 별도 모집단위로 신설해 지능형반도체전공을 신설하는 등 총 204명을 뽑는다. 인문계열에선 문과대학과 교육과학대학 선발인원이 각각 101명, 21명 늘었다.

[자료=서울대]

서울대는 올해 자연계열에서 1838명, 인문계열에서 979명을 선발한다. 서울대는 5년 전에도 각각 989명, 1541명을 뽑아 당초 자연계열 선발이 많았다. 다만 그 격차가 552명에서 859명으로 커진 것이다. 서울대는 특히 지난해 218명 정원으로 산하에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융합데이터과학전공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 첨단융합학부를 설립했다. 반면 인문계열 선발이 사회과학대(7명), 경영대(2명), 인문대(1명)에서 총 10명 줄었다.

‘첨단’ 증원·무전공 ‘쏠림’…‘문송 입시’ 심화할 듯
[게티이미지뱅크]

이렇듯 주요 대학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선발 인원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가 반도체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 양성 정책을 편 결과다. 정부는 2022년 대학이 교원 확보율만 충족해도 첨단 분야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전국 대학 첨단 분야 학과에서 지난해 1829명, 올해 1145명이 2년 연속 늘었다. 수도권으로 좁히면 작년과 올해 각각 817명, 569명이다.

인문 계열 입시 문이 좁아진 가운데, 일각에선 내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무전공’ 역시 인문계 축소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내년 수도권 소재 대학과 국립대를 중심으로 무전공 선발 확대를 주문하면서, 이들 대학 73곳은 총 3만793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컴퓨터공학과 등 자연계열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쉬운 무전공 제도 특성상 장기적으로 인문계열이 많은 기초학문 축소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시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학들 입장에선 신입생 유치를 위해 첨단학과를 적극적으로 신설하고, 무전공도 운영이 장기화할수록 인문계열을 선택하는 학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자연계 선발이 인문계 선발을 앞지르는 현상이 다른 대학에서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