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속도 내는 경남·부산 행정통합…연방제 통합안 9월 나온다
대구경북·충청권 통합 논의 본격화에 경남·부산 통합 수면 위로
9월 행정통합안 마련·내년 3월까지 여론조사
박완수 "물리적 통합만 안돼, 특별법에 연방정부 준하는 권한 확보해야"
지지부진했던 경남-부산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이 무산된 이후 대안으로 내놨던 경남-부산만의 행정통합 추진이 동력을 상실한 채로 가라앉아 있다가 최근 대구·경북, 충청권 등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이제서야 덩달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제2의 수도권으로 부상하려고 뿌리가 같은 경남-부산이 '한배'를 타겠다는 시도를 먼저 해놓고선 통합 주도권을 다른 지자체에 뺏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두 시도 단체장이 결국 만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17일 부산시청에서 만나 행정통합 논의를 다시 테이블에 올렸다. 행정통합을 놓고 두 단체장이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12일 부정적인 여론이 컸던 경남-부산 행정통합 여론조사 결과에 주민 공감대를 얻어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당시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경남-부산 행정통합 여론조사에서는 45.6%가 반대했다. 찬성은 35.6%에 그쳤다. 경남 도민의 반대(48.7%)가 부산(42.8%)보다 많았다. 특히 시도민 10명 중 7명은 아예 행정통합 논의를 알지 못했다.
2022년 9월 울산을 빼고 경남-부산 행정통합을 제안한 이후 통합 주체인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던 결과다. 이에 두 시도는 공감대 형성 등 공론화 작업을 거쳐 지난해 하반기쯤 여론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사실상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이날 다시 만난 두 시도지사는 공동합의문을 내고 통합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경남-부산 행정통합안을 오는 9월까지 마련하고, 내년 3월까지 다시 여론조사를 진행해 주민의 의사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그 과정에 '경남-부산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민간 주도의 공론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두 시도지사는 주민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통합지자체가 실질적인 권한과 재원을 확보하도록 특별법 제정 등 필요한 절차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양받아 자치권을 강화해 제2의 수도권으로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이미 대구·경북은 2026년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고, 충청권(4개 시도)은 부울경이 포기했던 '특별지자체'를 행정통합의 전 단계로서 올해 하반기에 출범하려 한다.
그러나 경남-부산은 박 지사가 2022년 9월 행정통합을 제안하면서 "시도민이 동의한다면 2026년 통합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통합 로드맵까지 내놨지만, 2년 가까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완수 지사는 "시도민의 참여와 뜻이 중요하고, 통합의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충분히 논의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전제조건을 내놨다.
이어 "통합지자체는 연방 정부에 준하는 완전한 자치권이 보장돼야 하고, 1차적으로 경남·부산 통합 논의를 하지만, 수도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울산을 포함해 부울경의 완전한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특히 "단순한 물리적 통합만 하고 위상에 변화가 없다면 통합에 의미가 없다"며 "특별법에 연방 정부에 준하는 지방 정부의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시도는 용역을 통해 연방제 '주(州)'의 권한에 준하는 통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두 시도는 남부권 핵심 성장거점으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도약을 견인하기 위해 신성장산업 육성, 인재양성, 물류와 광역교통 개선 등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신성장 산업 집중 육성과 함께 지역 혁신 자원을 활용해 우수 인재를 지역에서 양성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 1시간 광역교통망 구축, 광역대중 교통체계 개선에도 나선다.
또, 두 시도민이 만족할 맑은 물 공급에 함께 노력하고, 낙동강 녹조 발생 대응과 수질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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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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